의정부교구 정발산본당 함영자 수녀가 아픈 몸으로 암 투병하는 아들(맨 오른쪽)을 간호하는 송순옥씨 손을 잡고 위로하고 있다.
스스로 씻고 먹고 걷기도 힘든 상태
본인은 요양보호사로 일하다 병 얻고
남편마저 교통사고로 다쳐 수입 끊겨
“아들이 너무 아픈데 내가 무슨 고생을 못 하겠어요. 그런데 마음이 많이 슬퍼요. 그래도 힘을 내야지요···.”
칠순이 넘은 나이에 암 투병하는 아들을 간호하고 있는 송순옥(수산나, 72, 의정부교구 정발산본당)씨. 방아쇠수지증후군과 치매 초기 증상에 우울증까지 닥쳤지만, 후두암을 앓는 50살 아들을 간호하기 위해 정신을 꽉 잡는다. 밤에는 잠이 오지 않아 신경정신과에서 타온 약을 입에 털어 넣는다.
올해 초 아들은 후두암 3기 진단을 받았고, 암 덩어리는 폐와 간으로 퍼졌다. 스스로 씻고 먹고 걷는 것조차 버거운 아들은 밤에는 통증에 시달린다. 공황장애와 불안증까지 겹쳐 온종일 어머니 곁을 떠나지 않는다. 송씨는 소화력이 떨어진 아들에게 어릴 때 해먹인 이유식을 다시 만들어 먹인다. 팔순에 가까운 남편 강종구(아우구스티노, 77)씨는 지난해 여름, 트럭으로 전단 배송하는 일을 하다가 교통사고가 났고 허리를 심하게 다쳐 일을 그만뒀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 12평짜리 다가구주택에 사는 세 사람은 각자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이어왔다. 집 전세 보증금 2000만 원은 결혼해 독립한 딸이 마련해줬고 월세 80만 원은 세 사람이 버는 돈으로 해결해왔다. 10년 가까이 요양보호사로 일해온 송씨는 방아쇠수지증후군으로 세 차례 손바닥 수술까지 했다. 손에 힘을 못 준다.
아들은 3주마다 암센터에 가서 약물 항암치료를 받고, 강씨는 주기적으로 인슐린 주사를 맞는다. 세 사람의 한 달 의료비와 약값만 해도 100만 원이 넘어가는 상황. 오래전부터 쌓여 있었던 카드빚이 불어나 5000만 원이 넘어 파산 절차를 밟고 있다. 최근 주민센터에서 아들을 서류상 세대분리 해줘 기초생활보장수급자 판정을 받았다. 아들 앞으로 들어오는 정부 지원금 65만 원이 세 가족의 고정 수입원이다. 송씨가 요양보호사를 그만두면서 받기 시작한 실업급여는 9월까지만 입금된다.
“삼 남매를 키우는 막내딸이 보증금도 마련해주고, 오빠 병원비까지 대줬는데 딸마저 사업이 어려워져서 걱정이에요.”
송씨 부부는 청년 빈첸시오회 활동을 하며 만나 결혼했다. 생활 형편이 어려운 이들이 필요하다면 집에서 쓰는 텔레비전까지 가져다줬을 만큼 선행과 나눔 정신이 몸에 배어있다. 갑작스럽게 생활고를 겪게 된 이들 부부를 위해 빈첸시오회가 매주 반찬을 가져다준다. 월세가 더 저렴한 곳으로 이사하고 싶지만 세 가족이 살만한 집이 마땅치 않다.
송씨는 힘에 부치고 마음이 무너질 때마다 ‘그저 오늘 하루를 의탁한다’고 기도한다. “우리 가족이 겪는 아픔을 통해 예수님의 고통을 묵상하게 해달라고···.”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후견인 - 의정부교구 정발산본당 함영자(막달레나, 한국순교복자수녀회) 수녀
“송씨 부부는 수십 년간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 회원으로 꾸준히 봉사해온 분들이라 더욱 안타깝습니다. 극심한 생활고로 본당 교우들과 빈첸시오회에서 돕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합니다. 도움의 손길을 부탁합니다.”
성금계좌 (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송순옥씨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9월 8일부터 14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5)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