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와 서울시의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을 통해 입국한 필리핀 가사관리사 100명이 9월 3일부터 한국 가정에서의 활동에 들어간 가운데 교회 안에서도 이들을 위한 사목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 방향과 돌봄 수요가 늘어나는 사회적 추세를 비춰볼 때 필리핀을 비롯한 외국인 가사관리사는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신자가 다수를 차지하는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이 공장 등 산업 지역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과 다르게 한국문화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요구되는 ‘가정’에서 일한다는 점도 맞춤형 사목 필요성에 힘을 보탠다.
이런 가운데 서울대교구 이주사목위원회(위원장 유상혁 요한 세례자 신부)는 8월 13일 주한필리핀대사관 협조로 서울시 역삼동 교육시설에서 가사관리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첫 미사를 봉헌했다.
유상혁 신부는 “4주간 교육만으로는 문화가 다른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이 한국인 자녀를 돌보고 부모와 의사소통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특히 초기엔 여러 시행착오가 있을 텐데, 이주사목위의 사목 시스템 안에서 앞으로 이들을 정서적·영적으로 돕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필리핀과 베트남, 남아메리카의 외국인 노동자를 중심으로 가톨릭공동체가 활발히 활동하고 있지만 가사관리사라는 새로운 사례가 생긴 만큼 그들이 어떻게 적응하고 또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주사목위 산하 서울필리핀가톨릭공동체(SFCC) 담당 아르빈 신부(Arvin Mosqueda, 필리핀 외방 선교회)는 “미사를 봉헌하며 파악한 바로 (100명의 가사관리사 중) 70명 정도가 신자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주사목위는 가사관리사들이 신앙생활을 이어 갈 수 있도록 영어 미사가 있는 서울 시내 본당들을 소개하고, 한국어가 서툰 이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본당도 안내할 예정이다.
이형준 기자 june@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