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가 제게 온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아마 이런 슬픈 사랑을 매 순간 이겨나갈 수 있는 힘이 제게 있기 때문 아닐까요.”
봄(6)이는 임신 25주차에 860g의 작은아이로 태어나 9개월을 인큐베이터에서 보냈다. 출산 과정에서 저산소증으로 인해 중증 뇌병변장애를 앓게 됐다. 담도도 점점 좁아지다 완전히 막혀버렸다. 그러다 보니 십이지장이 막히고 소장·대장도 대부분 절단한 상태다. 인공항문을 내고 여러 차례 복원 수술을 받았다. 일반식은 불가능하고, 특수조제 영양제를 복용하고 있다. 간 수치는 평균 700IU/L 대로 하루 복용약이 20봉지나 된다. 죽처럼 만들어 코로 흡입하고 있다.
뇌 손상으로 시신경이 차단돼 앞도 전혀 볼 수 없다. 소리만 인지한다. 1년에 10개월 정도를 중환자실과 일반병동을 오가며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봄이는 이미 예상 기대 수명을 훌쩍 넘겼다. 1년에 몇 번이고 위험한 고비가 왔지만, 다음날 거짓말처럼 다시 일어났다. 쌍둥이 동생의 몫까지 살아남기 위해서일까. 봄이의 동생 별이는 봄이보다 더 작게 태어나 먼저 떠났다. 의료진은 이렇게 살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아이는 처음 본다고 했다.
올해 초 엄마 박민정(34)씨도 난소암 3기 진단을 받았다. 두 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경과가 좋지 못해 다시 수술해야 한다. 하지만 봄이 병간호로 수술을 미루고 진통제로 버티고 있다. 자신의 몸을 돌봐야 하는 상황에서도 병원에서 보호자 식사가 따로 나오지 않아 매번 편의점에서 끼니를 때우는 중이다.
“임신 소식을 들었을 땐 너무 기뻤습니다. 심지어 쌍둥이였잖아요. 아이들이 커갈 미래를 상상하면 매일 행복했어요. 처음이라 너무 서툴렀던 걸까요.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현재 부부는 보증금 500만 원, 월세 35만 원 집에 살고 있다. 월세 미납으로 보증금에서 차감되고 있는 상황이다. 남편 박효웅(38)씨가 학원 강사로 일하고 있지만 수입은 모두 봄이 병원비로 들어간다. 봄이가 아프기 전까지 부부는 남부럽지 않게 살았지만, 봄이를 위해 집과 차를 팔고 월 식비 5만 원 미만으로 최소한의 생활비만 쓴다.
하지만 부모는 강하다. 숨을 쉬기 힘들 정도의 어둠이 한꺼번에 덮쳤지만, 거친 호흡을 내쉬며 아이를 바라본다.
“사실 현실이 희망적이진 않습니다. 유일한 바람은 매일 밤 봄이가 편안하게 잠드는 것입니다. 매일이 기적인 아이입니다. 다른 희망을 갖는 것조차 죄스럽게 느껴질 정돕니다. 봄이를 지킬 수 있는 건 사랑밖에 없더라고요. 봄이에게 받은 사랑과 기쁨이 너무 커서 제가 다 돌려줄 수 있을 때까지 곁에 있어 주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
후견인 : 문병찬 신부(대구대교구 제5대리구 사회복지담당)
“봄이는 외부 자원을 통한 지원이 매우 시급합니다. 봄이 엄마도 난소암환자로 수술을 받아야 합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봄이에게 기적같이 주어진 하루하루를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봄이네 가족을 위해 많은 관심과 도움 부탁드립니다.”
성금계좌 (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 봄이 가족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10월 27일부터 11월 2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5)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