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농촌살리기 운동은 사랑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사랑을 가장 잘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죠.”
1980년대, 개방농정 정책으로 수입농산물이 확대되면서 농산물 가격 파동, 적자 영농 증가 등 농민들의 어려움은 가중됐다. 특히 1986년부터 진행된 ‘우루과이라운드’는 농민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이에 교회는 농민과 형제적 연대를 실천코자 1994년 6월 우리농촌살리기운동 전국본부를 설립했고 같은 해 10월 서울교구본부가 생겼다.
‘도시와 농촌이 연대해 하느님 창조질서를 보전하고 더불어 사는 생명 공동체 건설’을 목표로 도시와 농촌이 함께 걸어온 30년. 서울대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이하 서울 우리농본부) 본부장 이승현(베드로) 신부는 그 시간을 “예수님이 말씀하신 사랑을 실천해 온 시간”이라고 말했다.
우리농 운동은 크게 교육과 우리농 생활공동체 활동가 양성, 물품나눔사업으로 구분된다. 각 본당에 나눔터와 활동가를 두고 물품나눔사업을 진행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몇 년간 부침을 겪었다. 이승현 신부는 위기를 발판 삼아 우리농운동의 본래 목표인 도농교류 활성화에 집중할 수 있는 체제 전환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이 신부는 “본당 직거래 장터라는 고정적인 공간 안에서 물품나눔이 이뤄지다 보니 주변 환경 변화로 인한 변수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물품나눔도 중요하지만 도시민과 농민들과 만나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쪽으로 우리농운동의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우리농 생활공동체의 역할이 중요하다. 사제 중심이 아닌 평신도로 꾸려진 생활공동체 중심으로 운동이 진행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이 신부의 계획이다. 이 신부는 “농민과 도시에 있는 활동가들이 서로 이해해야지 서로 사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마련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농운동이 신앙인에게 중요한 이유는 성체성사의 정신을 실현하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이 신부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았던 예수님의 식탁은 하느님이 우리 모두를 사랑하신다는 것, 즉 성체성사의 정신이 실현된 곳이었다”며 “우리도 매일 밥을 먹는 식탁 위에서 농민과 피조물, 이웃을 생각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그리스도의 정신을 매일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