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농민 기억하며 농민 어려운 현실 전해
가톨릭농민회는 14일 서울 보신각 일대에서 20일 열리는 전국농민대회에 앞서 고 백남기(임마누엘) 농민을 기억하며, 방래혁(광주대교구 농민사목 담당) 신부 주례로 농민생존권보장을 염원하는 ‘가톨릭농민회 우리농 거리 미사’를 봉헌했다.
안영배(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상임대표) 신부는 이날 강론에서 2015년 11월 14일 쌀값과 농산물 적정 가격을 보장해달라고 요청하기 위해 상경한 농민 중 경찰 살수차의 물대포로 쓰러져 이듬해 9월 25일 선종한 백남기 농민을 기억하면서 오늘날 농민의 어려운 현실을 전했다.
안 신부는 “많은 이의 희생과 헌신으로 세상이 조금씩 나아지기를 바랐지만,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쌀값이 1년 전 같은 시점보다 10.3 떨어졌다”고 전했다. 이어 “쌀 생산이 과잉이라며 농민들을 탓한다”며 “쌀값은 계속 떨어지고 생산비는 계속 상승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상기후로 인한 폭염·폭우·온갖 병충해로 농사짓기 힘들어진 실정을 전하면서 “예측할 수 없는 수확, 빈번하게 발생하는 폐농, 부채에 시달리며 어떤 농사를 지어야 할지 막막한 농민들을 구제할 궁리를 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생명을 주는 어머니인 땅은 투기의 대상이 아니다”며 “땅을 가꾸고 농사짓는 농민들이 편안하게 농사지을 수 있는 세상, 농민들의 소박한 꿈을 이뤄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가 찾는 하느님 나라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