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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제도 Q&A⑧] 하느님 계명 거스르는 ‘공적 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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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제도가 남아있는 대한민국에서 우리는 신앙인으로서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할까요?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위원장 김선태 요한 사도 주교)와 공동기획으로 사형제도에 대한 Q&A를 10회에 걸쳐 연재, 그리스도인답게 세상을 보는 시각을 톺아봅니다.



Q8. 사형제에 대한 가톨릭교회의 입장 혹은 종교계 입장은 무엇인가요?


A.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모든 형제들」에는 교회 초기부터 분명히 사형 반대를 표명하고 있다고 밝힙니다.(265항)


평신도 교부 락탄티우스(260~330년경)는 사람을 죽이지 말라는 하느님의 계명에 예외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사회가 사형을 합법으로 여길지라도 이는 하느님의 명령을 거스르는 불법이며 “공적(公的) 살인”이라고 선언합니다. 니콜라오 1세 교황(858-867)도 “무고한 이들뿐만 아니라 모든 죄인이 사형을 받지 않게 노력하십시오”라고 권고했습니다.


사제들을 살해한 몇몇 살인자들에 대한 재판에서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재판관에게 살인자들의 목숨을 빼앗지는 말아 달라고 요구하며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저는 당신이 이 사악한 이들에게서 앞으로 범죄를 저지르지 못하게 자유를 없애는 것에 반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목적을 위해서는 그들을 살려 두고 또 그들의 신체의 일부를 절단하지 않으면서도 법에 규정된 강제 조처로 그들이 불온한 선동에서 벗어나 건전하고 평온한 삶으로 되돌아가게 하는 것만으로 충분했으면 합니다. … 죄인들의 잔학 행위에 대하여 복수의 희열을 분출할 것이 아니라 그들 자신의 행위로 그들 영혼에 입은 그 죄인들의 상처를 치유하고자 하는 마음을 보여 주십시오.”


사형에 반대해 온 교회의 이러한 입장은 「가톨릭 교회 교리서」를 통해 현대의 신앙인에게 구체적인 교리로 가르침을 전합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교회는 복음에 비추어 사형은 개인의 불가침과 인간 존엄에 대한 모욕이기에 용납될 수 없다고 가르치며 단호히 전 세계의 사형 제도 폐지를 위하여 노력한다”(2267항)고 전합니다.


한국교회도 사형제도 폐지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상혁 변호사를 중심으로 추영호(요한) 신부, 문장식 목사, 서성운 스님 등이 1989년 5월 10일 한국사형폐지운동협의회를 결성한 이후, 사형제도 폐지를 위한 범종교인연합이 2000년 창립됐습니다.


아울러 2001년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산하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를 출범하면서 국민들의 사형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위해 다각적인 홍보 활동을 펼치는 한편 관련 입법을 위해 필수적인 국회에서의 특별법 입법을 위해 국회의원들의 서명을 받아왔습니다.


2022년에는 7대 종단 대표가 사형제 폐지를 염원하는 공동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여기에는 당시 주교회의 교회일치와종교간대화위원장이었던 김희중(히지노) 대주교를 비롯해 대한불교조계종 원행 총무원장(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대표회장), 성균관 손진우 관장(한국종교인평화회의 대표회장), 원불교 나상호 교정원장, 천도교 박상종 교령,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이홍정 총무, 한국민족종교협의회 김령하 회장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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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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