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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교구 사목교서] 은총의 해

교구 설정 60주년, 하느님께서 베푸신 큰 은총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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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총과 의로움의 선물을 충만히 받은 이들은 예수 그리스도 한 분을 통하여 생명을 누리며 지배할 것입니다.”(로마 5,17)

우리는 희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2025년을 “희망의 순례자들”이라는 주제로 희년을 선포하였습니다. 한편 1965년 3월 22일에 설립된 우리 원주교구는 2025년 60주년을 맞이합니다. 하느님께서 그동안 우리에게 베푸신 많고 큰 은총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원주교구는 지난 60년간 하느님의 은총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동안 많은 사제들이 배출되었습니다. 많은 성당들이 건축되었습니다. 많은 교우들이 성사를 통하여 죄를 용서받고, 혼인을 축복받았으며, 거룩한 미사를 통하여 주님의 성체로 영적 삶을 살아왔습니다.

우리 각자에게도 하느님의 은총이 풍성하게 내렸습니다. 첫째, 우리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분명 우리는 100여 년 전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존재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큰 은총입니다. 둘째, 우리는 인간입니다. 우리 그리스도 신앙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성자께서 성모 마리아를 통하여 사람이 되셨음을 고백합니다. 하느님의 육화(肉化)라고도 말하는 하느님의 강생(降生)은 하느님이 사람이 되실 만큼 사람을 사랑하신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받기 위해 인간으로 태어난다는 것은 은총입니다. 셋째, 우리가 그리스도 신앙인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믿는다는 일은 하느님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에 비해 말할 수 없는 혜택입니다. 신앙은 우리의 마음을 든든하게 해주는 덕목입니다. 더욱이 신앙은 세례를 통하여 우리를 하느님의 자녀, 하느님의 상속자가 되게 합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주어진 일상의 삶 역시 하느님의 은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 일상의 삶은 희노애락(喜怒哀樂)으로 교차되고 있습니다. 때로는 일상의 삶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지루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어서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때로는 지나간 시절의 고통과 시련까지도 우리는 주님의 은총으로 여기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왜 사는 것인지? 무엇을 위해 사는 것인지? 어디로 가는지? 깨우쳐주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노래가 있습니다. 많은 교회에서 성가로 찬송가로 노래되고 있습니다. ‘놀라운 은총(Amazing Grace)’입니다. 성공회 사제 존 뉴턴이 자신의 삶을 회고하여 만든 가사를 이미 존재하는 곡조에 맞추어 부르게 된 성가입니다. 불쌍한 죄인을 구원해 주신 것, 한때 눈멀었으나 볼 수 있게 된 것, 내 마음에 두려움을 거두어 주신 것, 많은 역경을 거쳐 여기까지 인도해 주신 것, 그리고 기쁨과 평화를 누리는 영원한 삶으로 이끌어 주시며 영원토록 나의 주님이 되어 주시는 것을 ‘놀라운 은총’이라고 노래하고 있습니다.

교구 설정 60주년을 맞이하여, 그리고 교황님이 선포한 희년을 맞이하여, 좋은 생각, 선한 마음으로, 좋은 일을 많이 합시다. 우리가 하느님으로부터 놀라운 은총을 받은 것을 감사하며 우리도 이웃에게 사랑과 호의를 베풉시다.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은총을 기도합니다.

원주교구장 조규만 바실리오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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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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