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에서 주님을 만난 기쁨으로 서로 친교를 나누고 이웃에게 선교하며 세상에 봉사하는 교회를 향하여’라는 제목의 사목 지침으로 7년간의 신앙 여정을 함께 걷고자 합니다.
저는 우리 교구민 모두 미사에서 주님을 만나는 기쁨을 누리고, 그 기쁨의 힘으로 친교와 선교와 봉사하는 교회를 이루어가기를 희망합니다. 2025년부터 2028년까지는 순차적으로 우리가 미사에서 주님을 만나도록 인도하는 성경 말씀·기도와 성가·교회의 신앙 고백·성체성사를 중점을 두고 신앙생활을 하도록 합시다.
△성경 말씀에서 주님의 목소리를 듣는 기쁨 △기도와 성가를 통해 주님의 손길을 느끼는 기쁨 △교회의 신앙 고백을 통해 주님을 아는 기쁨 △성체로 주님과 하나 되는 기쁨. 이렇게 4년을 지내고 그다음 3년 동안은 주님을 만난 기쁨의 열매인 친교·선교·사랑의 봉사에 역점을 두는 교회 공동체로 살아가고자 합니다.
7년 여정의 첫해인 2025년에는 주님을 만나는 기쁨을 체험하기 위해 성경 말씀에 초점을 두고 신앙생활을 합시다. 성경을 부지런히 읽고 묵상하면, 성경 말씀을 통해 그리스도의 목소리를 듣는 기쁨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당신의 계명을 지키고자 열심히 성경을 읽는 이들의 마음을 열어주시고 당신이 약속하신 기쁨을 주실 것입니다. 그 기쁨을 얻을 수 있도록 성경을 가까이 두고 자주 읽고 묵상하면 좋겠습니다. 성경을 필사하는 것은 더욱 좋습니다. 자주 성경 말씀을 대하다 보면 어느 순간에 그 말씀이 내 마음을 움직입니다.
특별히 미사의 말씀 전례 중에 봉독되는 성경 말씀을 통해 주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합시다. 그날의 독서와 복음 말씀을 미리 읽고 미사에 참례하면, 말씀 전례 때 성경 말씀이 귀에 더 잘 들어와 우리 마음을 움직이게 됩니다. 그런 마음으로 영성체를 하면 성체 안에 계신 주님을 훨씬 더 가까이 느끼면서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마치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이 나그네의 모습으로 오신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마음이 뜨거워지고, 빵을 나누면서 주님을 알아 뵙고 기뻐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주님을 만난 기쁨은 우리가 친교를 이루고 선교하며 사랑의 봉사를 하는 데에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2025년 한 해 동안 우리 모두 성경 말씀을 경청하면서 주님을 만나는 기쁨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 기쁨의 힘으로 활기차게 신앙생활을 합시다. 무엇보다도 우리 청년들이 성경 말씀에 맛 들이면서 주님이 주시는 기쁨을 체험하고 그분께 희망을 두며 그분과 함께 자신의 인생 여정을 꿋꿋하게 걸어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2025년은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선포하신 ‘희망의 희년’이기도 합니다.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은 수많은 역경과 고난을 겪었지만, 아무것도 없는 데에서 세상 만물을 지어내신 창조주 하느님을 믿으면서 희망을 잃지 않았습니다. 신약의 하느님 백성인 우리 또한 그래야 할 것입니다. 올 한 해 동안 “죽은 이들을 다시 살리시고 존재하지 않는 것을 존재하도록 불러내시는 하느님”을 믿으면서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며”(로마 4,17-18) 살아가는 ‘희망의 증인’이 되도록 노력합시다.
의정부교구장 손희송 베네딕토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