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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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월세 3년 치 밀리고 두 아들 모두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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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실 수녀가 밀린 월세로 생활고를 겪고 있는 김유미(가명)씨 손을 잡고 위로해주고 있다.


살아보려고 버텨보고 있지만, 계속 버텨야 하는 날들이 이어지네요. 집 보증금은 이미 다 깎였고, 3년 치 월세가 밀려 주인집 아들 부부로부터 하루에 수십 통씩 독촉 전화가 옵니다. 죽으면 나아질까 생각해봅니다. 죽을 각오로 악착같이 살자고 결심하지만 매번 무너지네요.”

1991년 결혼해 9년 만에 헤어졌다. 이혼 사유는 배우자의 외도. 10살이 안 된 두 아들과 세상에 홀로 선 김유미(가명, 아녜스)씨는 친정 어머니가 새 아버지와 사는 다세대 주택 월셋집으로 두 아들을 데리고 들어갔다. 김씨가 친권만 갖는 조건으로 위자료와 양육비는 한 푼도 받지 못했다.

낮에는 작은 미용실을 운영했고, 밤에는 24시간 문 여는 식당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악착같이 벌었다. 김씨가 버는 돈으로 두 아들은 물론, 경제력이 없는 친정 어머니와 새 아버지 생활비까지 댔다. 설상가상으로 금전 문제로 파산한 언니네 부부가 18평 집에 조카 두 명을 데리고 들어오면서 김씨는 9명 식구를 부양해왔다.

결국 언니는 이혼했고, 친권을 가진 형부가 조카들을 데리고 나갔다. 월세 70만 원이 3년 가까이 밀리기 시작하면서 5000만 원 보증금은 남은 게 없다. 늘어난 건 부채뿐. 코로나 시기 소상공인 자격으로 대출받은 7000만 원을 비롯해 제2금융권에서 빌린 돈을 포함하면 1억 5000만 원이 넘는다. 남은 재산이라고는 운영하고 있는 미용실 보증금 2000만 원이 전부다. 미용실에는 하루에 손님이 많아야 2~3명, 매달 미용업으로 버는 돈은 고스란히 건물 임대료로 나간다. 미용실도 내놓은 상황. 미용실 때문에 기초생활보장수급자 혜택도 받을 수 없다.

고생 끝 낙이 올 줄 알았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난관은 서막에 불과했다. 둘째 아들은 고등학교 시절 높은 곳에서 수직으로 떨어져 뇌하수체염과 요붕증 진단을 받았다. 큰 아들은 지난해 길 가던 중 술 취한 학생들에게 무차별 폭행 피해를 당했다. 넘어진 채로 복숭아 뼈를 여러 차례 밟혔고, 발목관절 인대가 손상돼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다리 수술을 받았다. 큰 아들은 잘 걷지 못해 여자친구 도움으로 청년임대주택에 살며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두 아들이 다친 후부터 김씨는 삶의 희망을 잃었다. 그는 “지금까지 내가 힘들었던 건 감수할 만했다”면서 “두 아들이 아프고 나니까 모든 게 헛되고, 제 정신으로 살아갈 수 없게 됐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이후 복강혈·공황장애 등으로 응급실에 여러 번 실려가 죽을 고비를 넘겼다. 족저근막염과 조울증으로 약물을 복용하는 김씨는 “벼랑 끝에 서 있는 느낌이지만 미용실 앞을 지나는, 양팔 없이 폐지 줍는 아저씨를 생각하며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며 울먹였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후견인 : 홍성실(루치아, 마리아의 전교자 프란치스코회) 수녀



“김유미씨는 밀린 월세로 주거가 불안정합니다. 독자들 도움이 유미씨 삶을 윤택하게 해줄 순 없겠지만 기본적인 주거 해결에는 충분히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도움을 부탁합니다”



성금계좌 (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김유미씨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12월29일부터 1월4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5)에게 문의 바랍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4-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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