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말 가락시장의 모습. 연말이면 발 디딜 틈 없이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던 가락시장은 탄핵 시국 등 영향으로 전체 매출이 50 이상 줄었다.
골목상권 더 침울… 정국 안정 시급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율은 전체 취업자 대비 20에 달한다. 이 중 5년을 버티는 자영업자는 28에 불과하다. 나라 경제의 큰 몫을 차지하면서도 외부 요인에 의해 생사를 오간다. 이들이 최근 혼란한 시국 상황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12월 12일 전국 소상공인 1630명을 대상으로 긴급 실태조사 결과 88.4가 비상계엄 사태로 매출감소를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럼에도 이들은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부분 해소되리라는 기대감에 연말 특수를 기대했다.
실제 서울 명동과 강남 등 주요 도심의 가게들은 여전히 문전성시였다. 하지만 골목상권 분위기는 침울했다. 극심한 고물가·고금리에 불안정한 정국까지 더해지면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연말 특수는 옛말이 됐다”고 했다.
2023년부터 진행된 한남 3구역 재개발로 주변 4구역 서울 용산구 보광동 상인들의 매출은 반 이상 줄었다. 일순간에 주변 주택과 상가가 이주해 사람이 귀한 동네가 됐다. 거기다 계엄령 발동으로 남은 손님마저 발길이 뚝 끊겼다.
보광동에서 네일숍을 운영하는 용산구소기업소상공인회 수석재무 황지안(베르다)씨는 “올해 이 지역은 폐업률 역대 최고, 매출액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며 “대통령이 용산으로 이주하고 재개발 이슈가 더해져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아 양극화가 매우 심해졌다”고 호소했다. 황씨는 “거기에 탄핵 정국을 맞닥뜨리면서 저희 같은 저소득 소상공인에겐 희망을 얘기하는 것조차 사치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12월 20일 국세청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는 강남을 제치고 1인당 평균 종합소득액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양극화도 극심하다는 결과다.
인근에서 37년째 미용업에 종사하고 있는 김은미씨는 “코로나 이후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고 했다. 김씨는 “현 상황은 IMF 경제위기 때나 코로나19 시기와 비교해도 될 정도”라며 “그나마 코로나19 시기에는 힘들었지만, 함께 극복해야 한다는 의지와 정부 보조금이 나와 버틸 순 있었다”고 했다. 황씨는 “우리같은 소시민들은 정부 정책에 생사가 달려있다”며 “하루빨리 정국이 안정을 찾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사람들 발길이 끊이지 않는 가락시장 상황도 마찬가지다. 가락시장 상인은 생산자를 제외하고 물류의 최전선에 있는 이들이다. 30년 이상 자리를 지킨 이들도 많다. 웬만한 풍파는 다 겪은 이들이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폐업률도 낮다. 하지만 상인들은 “외부적 요인으로 치면, 지금이 최악”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구온난화로 열대성 수산물로 변화되는 환경과 농산물 가격 폭등,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인건비 탓에 정부 정책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탄핵 시국에 혼란은 가중됐다.
가락몰유통인연합회 강정문(바오로) 회장은 “연말 특수라고 하지만 공무원들의 회식이 끊겼고, 결과적으로 전체 매출이 50 이상 줄었다”고 했다. 이어 “체감 경기에서 가장 마지막에 오는 게 음식인데, 지금 닥친 식생활 위기는 경기 전체가 안 좋다는 것을 뜻한다”며 “정국 안정이 소상공인들에게도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