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교구, 2년 반 기다림 끝에 새 교구장 탄생 기쁨 나눠
“이제 저희 주교님이 계시다고 당당하고 씩씩하게 말할 수 있게 됐심더. 주교님, 환영합니데이.”(마산교구 최경식 신부)
“잘 봐주이소. 감사합니데이.“(마산교구장 이성효 주교)
이성효 주교가 제6대 마산교구장에 착좌했다.
이 주교는 12일 경남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착좌식을 통해 2년 반 동안 공석이었던 마산교구장에 자리해 교구를 위한 사목에 공식 돌입하게 됐다. 이 주교는 60년 만에 고향에 돌아온 기쁨을 경상도 사투리를 섞어 가며 표했다.
12일 경남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마산교구장 착좌식에서 신임 교구장 이성효(가운데) 주교가 주교관을 쓰고 서 있다.
이 주교는 강론에서 “마산교구에 내려오면서 세 가지를 생각했다. 감사의 보화, 겸손의 보화, 기도의 보화다”라며 “교구에서 사목을 펼치며 어려움이 있을 때 이 보화를 꺼내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교구의 수도자와 사제들도 어려움이 있을 때 이 보화를 가져갈 수 있다”면서 “이는 퍼내면 퍼낼수록 샘솟기 때문에 사목의 어려움에 부닥치더라도 마음껏 꺼내길 바란다”고 기도했다.
이날 교구장 착좌식에는 마산교구민을 비롯해 수원교구, 이 주교의 가족 및 친지 등 4000여 명에 달하는 인파가 모였다. 이날 행사에는 주한 교황대사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와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수원교구장) 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대구관구장 조환길 대주교, 제4대 마산교구장 안명옥 주교를 비롯한 한국 교회 주교단과 교구 사제단, 수도자, 신자 등 교계 인사가 참석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최형두(다니엘, 국민의힘) 의원과 허성무(바오로, 더불어민주당) 의원, 문화체육관광부 정용욱 종무실장 등 사회인사가 자리했다.
착좌식을 위해 방한한 인사도 있었다. 마산교구와 자매결연을 맺은 오스트리아 그라츠-섹카우교구장 빌헬름 크라우트바슐 주교와 독일 트리어대에서 이 주교와 같이 수학한 40년 지기 귀도 라헬·요아킴 파이(독일 트리어교구) 신부를 비롯한 사절단이다. 라헬 신부와 파이 신부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좋은 주교님을 교구장으로 얻게 된 마산교구에 축하드린다”며 “신학생 시절부터 주교님의 좋은 면모를 잘 알았다. 좋은 목자이시기에 교구를 위해 열심히 사목을 잘 해내실 것”이라고 전했다.
마산교구민들은 지난 2022년 8월 전임 배기현 주교의 사임으로 2년 반만에 새로운 목자를 맞이해 박수와 환호성을 보내며 기뻐했다. 교구민들은 이 주교를 위해 미사 및 영성체 7만 3747회, 묵주기도 90만 5490단, 성체조배 4만 3039회, 희생 5만 5536회, 새 교구장을 위한 기도 22만 1862회를 봉헌했다. 이를 담은 영적예물패와 감사패를 이한규(안드레아) 마산교구 평신도협의회장과 강정신(로사) 교구 여성협의회장이 이 주교에게 전달했다.
마산교구민들은 새로운 교구장에게 교구의 발전을 바랐다. 김효진(가타리나, 완월동본당)씨는 “교구에 계시는 동안 하느님의 은총과 축복을 많이 받으시며 저희 함께해주시길 바란다”면서 “저희들을 잘 이끌어주시고 다른 사제분들과 잘 화합하셔서 더 발전하는 교구를 만들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정아린(유스티나, 삼계본당) 양은 “저희 모두를 새롭게 이끌어주실 주교님께서 함께하시게 돼 기쁘다”며 “학생들이 성당에 잘 나올 수 있도록 사목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14년간 교구민들과 함께해 온 수원교구민들은 이 주교를 보내게 된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마산교구를 위해 힘써주기를 응원했다. 이 주교가 원장으로서 이끈 하상신학원을 수료했다는 김애경(마리 율리안나, 수원교구 매포동본당)씨는 “신자들을 성인들의 말씀으로 훈육해주실 때마다 감동이 있었다”며 “마산교구에서도 행복하고 건강하시길 바라며, 주교님의 혜안으로 교구민들을 많이 사랑해주시길 함께 응원하고 기도하겠다”고 당부했다.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