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위안부 문제 정의로운 해결 미사 거행
하성용(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총무, 앞줄 가운데) 신부가 1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미사를 주례하고 있다.
3·1 만세운동 106주년을 맞아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진실 규명과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과를 기도하는 이들이 모여 정의와 평화가 깃들기를 소망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미사가 1일 서울 수송동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거행됐다. 이날 미사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와 일제 치하에서 고통받은 이들을 위한 지향으로 봉헌됐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총무 하성용 신부가 주례하고, 정수용(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총무) 신부·양두승(가톨릭기후행동 공동대표, 작은형제회) 신부 등이 공동집전했다. 우천 소식에도 약 300명의 사제·수도자·신자들이 자리했다.
하 신부는 미사 강론에서 “지적 능력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말귀를 못 알아듣는 것처럼 연기하고 있는 행위에 가만히 있어선 안 된다”며 일본 정부를 질타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는 단 한 번도 진심 어린 사과를 한 적 없으며 외교적 수사를 운운하고 있다”면서 “이는 말장난으로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것처럼 연기하는 것이며 우리 정부를 기만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 신부는 우리 사회의 기만도 사라지기를 소망했다. 하 신부는 “일부 동포들도 일본 정부의 기만에 현혹돼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위안부 해결은 정치·외교 문제가 아니라 보편적 인권과 사람의 도리에 관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외면하는 정부와 교회, 개인은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다”며 “정부도 정신 차리고 우리도 귀를 닫지 않아야 하며 일본 정부의 사과를 위해 연대해야 한다”고 거듭 호소했다.
옛 동두천 미군기지 집창촌 성병관리소 보존운동을 펼치고 있는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김대용 공동대표는 연대 발언에서 “정부는 옛 성병관리소 건물 철거를 통해 대한민국에서 자행된 비극의 역사적 진실을 숨기려 한다”며 “일본에 사과를 요구함과 동시에 우리 잘못부터 인정하고 나아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사 후에는 수송동 일대에서 조계종 앞·종로를 순회하는 행진이 이어졌다.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