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협 정평위 등 청계광장서 봉헌
‘제주 4·3’ 77주년 추모 미사가 3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봉헌되고 있다.
“국회·정부 협의해 성격 규명 하길”
‘제주 4·3’ 77주년 추모 미사가 3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양두승(작은형제회 JPIC 위원장) 신부 주례로 봉헌됐다. 이날 미사는 한국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장상협의회 정의평화환경전문위원회와 한국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JPIC분과위원회, 함께 걷는 예수의 길이 주최했다.
홍호남(카푸친 작은형제회) 신부는 미사 강론에서 “오늘 복음에서 요한이 진리를 증언하러 왔다고 말씀하시는데, 진리는 있는 그대로 증언하는 것”이라며 “제주 4·3에 대해서도 제주도 출신으로서 사실 그대로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이어 “제주 4·3은 무장대와 토벌대 간의 무력 충돌과 토벌대의 진압 과정에서 수많은 제주도민들이 희생된 사건”이라며 ‘산으로 끌려가 돌아오지 못한 가족 이야기’ ‘어린 동생이 죽창에 찔려 죽는 모습을 본 언니’ ‘마을 전체가 불탄 이야기’ ‘고문 끝에 강요된 거짓 자백’ 등 아픔을 겪은 제주도민들의 증언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2003년에 와서야 정부 차원에서 공식적인 사과를 처음 했다”며 “국가는 나라의 주인인 국민들이 바라는 사실 그대로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미사에 함께한 유가족 박진우씨는 “직계 가족 30여 명이 희생됐다”며 “그럼에도 유족은 그동안 침묵을 강요받아왔다. 지금 이야기를 꺼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77년이 됐지만, 여전히 성격을 규명하지 못하고 ‘사건’이라는 모호한 단어를 쓰고 있다”며 “80주년이 되기 전 국회와 정부가 협의해서 성격을 명확히 규정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