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을 피해 정글에서 생활 중인 한 미얀마 어린이가 간신히 구한 채소를 소금에 절여 먹으며 허기를 달래고 있다. 한국희망재단 제공
내전에 유통망 마비…식량값 급등
“배고픔을 참을 수 없어 아버지와 먹을 것을 찾으러 다녀오던 길이었어요. 갑자기 ‘쾅’하는 소리가 났고 그 다음은 기억이 나지 않아요.”
미얀마 카인주 난민촌에 사는 쏘타이(15세, 가명)군은 3년 전 식량을 구하기 위해 아버지와 함께 물고기를 잡으러 갔다가 왼쪽 다리를 잃었다. 정글에서 지뢰를 밟고 만 것이다.
15세 소녀 두이엔(가명)양은 식량을 찾아 정글에 들어갔다가 양쪽 발가락을 잃었고, 부토 지역의 한 소녀는 땔감을 찾다가 양다리를 잃었다. 무트로우 지역에서는 물고기를 잡던 두 청소년이 불발탄을 건드려 한 명이 목숨을 잃고 한 명은 양손을 잃은 일도 있었다.
2021년 군사 쿠데타 이후 미얀마는 지뢰와 불발탄으로 인한 민간인 피해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가가 됐다. 군사정권과 저항세력 모두 방어와 공격 목적으로 지뢰를 무자비하게 사용한 탓이다. 그 피해는 무고한 민간인, 특히 아이들이 고스란히 입고 있다.
아이들이 지뢰·불발탄이 즐비한 정글로 들어가는 이유는 만성적 식량 부족 때문이다. 쿠데타 이후 이어진 내전으로 300만 명에 달하는 국내 실향민이 카인주 지역으로 몰렸지만, 먹을 식량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지 활동가 끼우(가명)씨는 “지뢰가 마을 외곽, 특히 전투 지역과 군 초소 지역에 매설돼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주민들은 식량을 구하기 위해 농장에서 일하거나 어로·채집 활동을 하다 지뢰를 밟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여기에 내전으로 식량 유통망도 마비된 상태. 식량 가격 급등으로 난민 대다수가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 6~23개월 영유아의 90가 영양실조·발달장애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올 정도다.
미얀마 아이들의 비극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국제개발협력 단체 한국희망재단이 나섰다. 한국희망재단은 ‘2025 미얀마 남동부 무력분쟁 지역 내 난민 지역사회를 위한 지속 가능한 생계’ 프로젝트를 진행해 △안전한 구역에 소규모 농장 조성 통한 식량 생산 △지뢰 위험지역 인식 및 피해 예방교육 △씨앗·도구·비료 등 농업 자재 지원 등을 통한 지역 사회 자립 기반 마련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희망재단은 “미얀마 현지 협력단체와 함께 주민들이 안전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곳에 농지를 마련해 지뢰 피해 없이 안전한 식량 생산을 도울 것”이라며 “기본적인 생활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생명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아이들에게 많은 관심을 요청드린다”고 호소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후견인/서북원 신부(한국희망재단 이사장)
“여러분의 나눔이 미얀마 난민촌 아이들의 생명을 구하고, 그들 가족에게 희망을 선물할 것입니다. 아이들이 지뢰밭이 아닌 꿈의 밭을 일구며 자랄 수 있도록 함께해주세요.”
성금계좌 (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미얀마 난민촌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5월 4일부터 10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503)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