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24일
기관/단체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밀린 병원비·월세로 막막한 70대 독거인

협심증·백내장 수술… 무릎도 성치 않아 통증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기도하는 박춘자씨. 30여 년 전 남편과 사별한 후 홀로 세상 풍파에 맞서며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된 박씨의 유일한 버팀목은 신앙이다.


남편과 사별 후 사기 당해 빚더미

아들 성인되자 집 떠나 홀로 생활



“그럼에도 감사합니다.”

30여 년 전 남편과 사별한 후 홀로 세상 풍파를 겪어온 박춘자(리따, 75, 서울대교구 자양4동본당)씨. 몸과 마음에 상처가 가득하지만 감사기도를 잊지 않는다. 그래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박씨는 6·25전쟁 후 광주에 정착한 부모 밑에서 가난한 유년시절을 보냈다. 중학교도 입학하지 못한 채 그릇 장사하는 부모를 도왔고 또래보다 유난히 키가 커 모델을 꿈꾸기도 했다. 하지만 먹고 사는 문제 앞에선 말 그대로 꿈이었다.

그러다 스무 살 되던 해 오빠 친구의 구애에 못 이겨 함께 서울로 올라와 결혼까지 했다. “그 시대에 사랑이란 게 있었나요. 남자가 적극적이면 따라가는 거죠.”

아들 하나 낳고 시어머니와 함께 살다 무일푼으로 독립하면서 냉혹한 현실이 다가왔다. “어느 날 남편이 밥을 달라고 하는데 쌀이 없다고 했더니 충격을 받더라고요. 굶어 죽을 수도 있겠다 싶었던 거죠. 그때부터 죽기 살기로 일했어요.”

박씨가 30대에 접어들 무렵 남편은 군부대에 납품하는 일을 하며 경제적 안정을 찾았다. 풍족하진 않았지만, 집이 있었고 끼니를 때울 수 있었다. 박씨는 그때 세례를 받았다.

“보통 힘들 때 종교를 갖잖아요. 저는 별일 없이 하루가 지나가니 오히려 불안하더라고요. 제 발로 성당에 찾아가 교리교육 후 세례를 받았습니다.”

신앙은 박씨에게 안정감을 줬지만, 불안한 예감은 빗나가지 않았다. 남편이 갑자기 간암에 걸려 가족 곁을 떠나게 된 것이다. 당시 박씨는 40대였지만, 남편만 의지하며 살았기에 세상 물정에 어두웠다. 지인의 꾐에 넘어가 아들에게 남겨진 유산에 집까지 팔고 장사가 되지 않는 조그만 가게를 넘겨 받았다. “아무것도 모르니 얼마나 나를 이용하기 쉬웠겠어요. 빚만 잔뜩 남기고 5년 만에 접었습니다.”

성인이 된 아들도 빚만 남은 엄마를 떠났고 박씨는 혼자가 됐다. 어떻게든 살아야 했기에 식당 주방 일을 전전했다. 그러다 가슴에 통증을 느꼈고, 검사 결과 협심증 진단을 받았다. 수술도 했지만, 계속 약을 먹고 관리해야 한다. 무릎도 온전치 않고, 백내장 수술도 받았다. 일할 수 없는 상황에서 병원비만 쌓여가고 있다. 단칸방 월세를 내지 못한 지도 오래됐다.

“겨울에도 가슴이 답답해 문을 열어놓고 살아요. 갑자기 하느님 곁으로 가겠죠. 그때 연명치료 거부하겠다고 신청해 뒀어요. 아마 저 양반(예수님) 없었으면 저는 벌써 이 자리에 없었을 겁니다. 제 힘으로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 한강을 몇 번이나 갔는지 몰라요. 그래도 늘 아침에 눈 뜨면 ‘감사합니다’하고 인사합니다. 제가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거든요. 보잘 것 없지만 은총 받은 삶이라 생각합니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
 


후견인 : 이순우(이레나) / 서울대교구 자양4동본당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

“박춘자씨는 신앙생활도 열심히 하고, 밝은 성격으로 어려움을 드러내지 않는 분이셔서 놀랐습니다. 몸의 통증과 불편한 환경 속에 혼자 생활하고 있습니다. 월세가 올라 이사해야 하는데, 밀린 월세와 병원비로 도움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성금계좌 (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박춘자씨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5월 25일부터 5월 31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503)에게 문의 바랍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5-05-21

관련뉴스

말씀사탕2025. 5. 24

아모 4장 12절
이스라엘아, 너의 하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여라.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