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셋째 아이 지적 장애·자폐 진단
세 아이를 돌보는 남편 김재희씨가 손을 잡아주자, 직장암 투병 중인 김수정씨가 참아왔던 울음을 터뜨렸다.
인천공항서 일하는 아빠 수입으로는
세 모자 치료비 감당할 수 없는 수준
임신 16주차. 또렷하게 뛰는 아기의 심장 소리에 안도한 순간, 초음파 화면에 알 수 없는 덩어리가 보였다. 의료진은 즉시 정밀검사를 권했고, 3주 후 돌아온 결과는 ‘직장암 3기 말’이었다. 의료진은 당장 항암과 방사선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며 낙태를 권했다.
김수정(가타리나, 43, 인천교구 영종본당)씨는 셋째 아이를 뱃속에 품고 “아이부터 살리겠다”고 결심했다. 2021년 12월 온몸이 암에 잠식되어가는 상황에 뱃속에 품어온 새 생명을 세상에 내보냈다. 곧장 미뤄온 방사선 치료를 시작했고, 직장 절제 수술을 받았다. 수술 경과는 좋았지만 암이 재발했다. 다시 항암치료를 시작했지만 몸 상태는 악화됐고, 의료진은 호스피스 병동 입원을 권했다.
부부는 이미 둘째 아들 병간호로 몸과 마음이 지쳐있었다. 둘째는 39개월 때 뇌종양 진단을 받고 5년 동안 병원과 재활센터를 전전했다. 두 차례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았고, 현재는 지적장애 3급 판정을 받았다. 중학교 3학년이지만 지능은 초등학교 3학년 수준이다.
부부는 고비가 닥칠 때마다 아이들을 떠올리며 버텼지만, 경제적 부담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남편은 인천공항에서 보안검색 일을 하지만 매달 1000만 원이 넘는 치료비를 감당할 길이 없다. 집도 대출이 잡혀있고, 이자만 매달 100만 원 이상이다. 둘째와 셋째의 재활 및 언어치료 비용만 월 120만 원이다. 아내의 고주파 온열, 대사 치료비가 매달 1000만 원이 넘는다. 이미 2500만 원을 대출받았지만 역부족이다. 고등학교 2학년인 큰딸은 학업을 병행하며 매일 식당에서 아르바이트한다.
다섯 살 막내 아이는 전북 김제 친할머니댁에서 돌봄을 받았지만, 눈을 잘 맞추지 못하고 말을 못한다. 최근 병원에서 자폐 진단을 받았다. 아빠가 야근할 때는 아이를 김제로 데려다 놓는다.
지난해 5월 김씨는 세례를 받았다. 암환자들과 맨발로 산을 걷던 어느 날, 한 대장암 환자가 떨어뜨린 묵주를 주운 것이 계기가 됐다. 그 인연으로 처음 간 성당의 성모상 앞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묵주의 주인은 김씨의 대모가 되어주었다.
아내 김씨는 “하느님께 다 낫게 해달라고 기도하지는 않지만, 아이들 곁에 있게 해달라고 빌 뿐”이라며 “집에 갈 체력이 돼서 아이들 곁에 있고 싶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제가 빨리 나아야 막내 치료를 본격적으로 할 수 있다”며 힘주어 말했다.
남편 김재희씨는 “둘째를 돌보느라 골병든 아내가 암 투병으로 고생을 너무 많이 해 마음이 아프다”고 털어놨다. 그는 “남들에게 평범한 일상은 우리에게 기적 같은 일?”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후견인 : 정성일 신부 (인천교구 영종본당 주임 )
“세 자녀 중 두 아이는 장애가 있고, 어머니는 암과 싸우고 있습니다. 이들 부부에게 지금 필요한 건 ‘기적’입니다. 그 기적은 여러분의 따뜻한 손길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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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정씨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6월1일부터 6월 7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503)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