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이사장 조규만 바실리오 주교, 이하 한국카리타스)이 받는 교회에서 나누는 교회로 성장한 지난 50년 발자취를 돌아보며, ‘가난한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기 위해 마련한 전국 릴레이 도보성지순례가 성황리에 이어지고 있다.
한국카리타스는 4월 23일 출범식을 시작으로 4월 26일 제주교구부터 6월 5일 원주교구 순례까지 2개 라인에서 교구별 순례를 열었다. 전국 15개 교구 사회복지회(국)와 가톨릭 사회복지 기관·시설 관계자들, 남녀 수도자, 본당 사회복지 활동가, 일반 신자뿐 아니라 카리타스 정신에 공감하는 시민들까지 순례에 동참하고 있다.
순례단은 1㎞당 1000원씩 기부하는 나눔을 넘어 생태적 회심, 순교자 정신 등 카리타스 실현에 바탕이 되는 가치들을 순례길에서 묵상하고 직접 실천하고 있다.
전국 교구 순례 중 최다 인원인 1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5월 24일 열린 대구대교구 순례 ‘한티 가는 길’은 최장 45.6㎞에 달하는 4가지 순례 코스에서 ‘줍깅’(쓰레기를 주우며 걷기)과 동시에 진행됐다.
아울러 대구대교구 사회복지회(국장 김기진 대건 안드레아 신부)는 순례 종착지인 경북 칠곡 한티순교성지에서 생태 도보순례 행사 ‘푸른발자국’도 열었다. 행사장에서는 업사이클링(Upcycling) 체험 부스,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제품과 비건 먹거리를 소개하는 ‘기후장터’ 등이 운영됐다. 대구대교구 총대리 장신호(요한 보스코) 주교가 주례한 야외 미사도 생태적 회심과 신앙인의 책임을 되새기는 기도의 시간으로 봉헌됐다.
인천가톨릭사회복지회(회장 이상희 마르티노 신부)도 5월 28일 법인 산하 평신도 사회복지 시설장들이 참가한 가운데 교구 역사박물관을 견학하고 강화 화도돈대부터 갑곶순교성지까지 5.5㎞ 구간 순례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병인박해와 신미양요 때 혹독한 탄압에도 신앙을 지킨 강화도 순교자들의 정신을 여정 동안 묵상했다. 갑곶순교성지에서 미사를 주례한 이상희 신부는 “순교자들이 끝까지 지켰던 애덕을 되새겨, 우리도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기는 활동가가 되자”고 격려했다.
3500여 명의 순례자가 참여한 가운데 167㎞ 순례길을 걷는 전국 릴레이 도보성지순례는 6월 19일 서울대교구에서 주관하는 ‘희망의 길’ 순례로 마무리된다. 전국 15개 교구 대표 참가자, 한국카리타스협회 회원,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산하 시설 및 인준 단체 종사자, 해외 카리타스 초청 인사 등 약 430명이 새남터순교성지에서부터 절두산순교성지까지 5.2㎞ 여정을 함께할 예정이다. 순례 후에는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감사 미사와 50주년 기념식이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