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구하려다 가스 마셔 뇌병변장애
상희(가명)의 손이 화상 후유증으로 채 자라지 못하고 굽어 있다.
치료비 월 1000만원… 빚만 2억 원
상희(가명, 12)군은 결혼 10년 만에 얻은 귀한 아들이었다. 부모의 기대에 걸맞게 영특하게 자랐고 혼자서도 무엇이든 척척 해낼 정도로 커 나갔다. 하지만 4년 전 누군가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로 삶이 무너졌다.
집은 전소됐고, 상희군과 아버지는 전신 57 화상을 입었다. 어린 상희군은 위급한 상황에서 아버지를 구하려다 일산화탄소를 들이마셔 결국 뇌병변장애까지 왔다. 똑똑했던 아이는 의사소통이 안 될 만큼 말이 어눌해졌고, 손발을 쓸 수 없을 만큼 피부와 신경조직이 녹아내렸다. 당시 8살 아이의 작은 체구에 20번이나 넘게 칼을 댈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팔은 굽어 있고 손목에는 수술 자국이 선명하다. 일어설 근육조차 없어 휠체어에 의존하고 있다.
상희군의 거듭된 수술로 발생한 비용은 일반 가정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다. 지금도 상희군의 치료 목적으로만 드는 돈이 월 1000만 원에 달한다. 어머니 로사(가명)씨도 아들을 24시간 간병하고 있어 경제활동을 못 한 채 빚더미에 올라있다. 하지만 차상위계층 지원금과 장애수당으로 들어오는 수급액을 합쳐 월 50만 원가량이 생활비의 전부. 지난 4년간 고정수입은 전무하고, 쌓인 빚만 2억 원에 달한다.
로사씨는 “초창기에는 주변 분들이 입원비와 수술비도 보내주시는 등 도움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생활비는 누가 도와줄 수 없기에 결국 계속 주변에 돈을 빌리고 수입은 없어 갚을 여력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4년째 이어지는 병원 생활을 청산하려 해도 막막하기만 하다. 상희군에겐 또래 친구가 없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학교 생활에 적응하기도 전에 집에 갇혔고, 이후 화재로 병원 생활만 길어졌다. 대기업 주최 영재 프로그램에도 참가할 만큼 영특했던 상희군은 그렇게 오랫동안 병원에서 컸다. 급기야 화재 후 장애 진단을 받게 된 뒤로는 문장으로 말하는 법마저 잊었다. 1 더하기 1 같은 간단한 사칙연산도 하지 못할 때엔 엄마의 가슴이 무너져내린다.
“상희가 집에 가면 이제 중학교에 가야 하는데 또래 아이들과 소통이 어렵게 되어 걱정이 클 뿐입니다. 저도 사회에 나가 부딪혀 살아가기가 무서워요.”
하지만 로사씨는 아픈 아들을 돌보면서도 어떻게든 살아보고자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을 준비 중이다. 로사씨는 “힘들게 살아보니 그럼에도 모든 것이 하느님의 손길이고 감사하다는 기도를 많이 드리고 있다”며 “상희에게도 여기서 받은 도움과 감사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항상 전해줄 것”이라고 했다.
상희군은 미래에 화가가 되고 싶다고 한다. 상희군은 마음속 말을 표현하기 어려워하면서도 “나중에 그림 그리고 싶다”며 웃어 보였다.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
후견인 : 김태정(한강성심병원 원목실장) 신부
“상희군 엄마 로사씨가 아들의 간병을 위해 일할 수 없는 상태에서 큰 빚을 안고 아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아들의 반복되는 수술과 화상 전문치료 및 재활을 위한 지속적인 의료적 지원과 생계비 지원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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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희군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6월 15일부터 21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503)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