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17일
교구/주교회의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한국 사회, ‘일상’에서부터 갈등 해소 노력해야”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분단국가라는 특수한 상황에 기인한 한국 사회의 다양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평화 교육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김주영 시몬 주교)는 수원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허현 요한 세례자 신부)와 공동으로 6월 12일 수원교구청 2층 대강의실에서 ‘2025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갈등과 평화교육’을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는 분단국가가 안고 있는 사회 갈등의 유형을 진단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평화 교육의 방향성과 교회의 역할을 함께 모색했다.


통일연구원 박주화 연구위원은 제1발제 ‘갈등심리와 평화 교육’에서 한국 사회 갈등의 근본 원인을 분단이 낳은 이분법적 사고와 ‘관용이 결여된 확신’에서 찾았다.?


박 위원은 정치적 요인, 민족·문화 간 긴장, 일상 속 집단 간 갈등 등으로 갈등 유형을 구분했다. 특히 한국 사회의 갈등은 ‘고착화된 갈등’(untractable conflict)이라는 특징을 지니며, 이해관계의 충돌을 넘는 집단의 정체성, 역사적 기억, 감정적 구조와 일상의 신념 체계에 깊이 뿌리 내린, 장기적이고 복합적인 갈등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갈등 유형을 한반도라는 특수한 지형에서 검토한 박 위원은 “사회에 필요한 평화 교육이, 분단으로 인한 불편함과 제약조차도 명확히 언어화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자칫 추상적 당위나 도덕적 수사만을 반복하는 공허한 설교로 전락할 위험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은 고착화된 갈등을 극복하기 위한 실질적인 평화 교육 전략으로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접근 ▲체험과 성찰을 결합한 교육 방법론 활용 ▲공감과 비판적 성찰의 균형 있는 발달 ▲학교를 넘어 사회와 종교기관으로 확장하는 평화 교육 등을 제안했다. 특히 사회 갈등이 자기 확신에서 비롯된다고 보고, 교회가 타인의 관점을 수용하는 겸손과 성찰의 자세를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심포지엄에서는 평화 교육이 실효를 거두려면 거시적 담론에서 벗어나 구체적 현장을 중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숙명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 함세정 박사는 ‘단순한 해답 벗어나기: 지금, 여기의 평화 교육을 위한 전환’ 주제 발제에서 “거시적인 관점에서 문제를 조망하려는 ‘새’의 시선이 아니라, 문제의 현장에 깊숙이 위치한 ‘벌레’의 시선이 필요하다”고 한국 사회 평화 교육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함 박사는 한국 사회와 교회가 평화 교육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유 역시 “‘지금 여기’의 현장을 쉽게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평화 교육의 답을 미리 정해 놓거나 수학 공식처럼 정형화시킬 것이 아니라, 갈등 현장에서 ‘현재성’을 만들어 나가며 평화 교육을 추동하고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마티아) 주교 역시 전체 토론과 질의응답에서 “인간성을 점점 잃어 가는 사회에서 가까운 이웃을 존중하지 못하면서 평화 교육이나 통일 논의를 할 수는 없다”며 “평화는 내 주변에서부터 먼저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화학 전공자인 손서정(베아트릭스) 박사 또한 “한 개인 또는 집단 차원에서 평화로웠던 상태가 다른 개인과 집단 차원으로 옮겨 가면 폭력적인 모습을 띠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진단하고 “평화는 구체적인 관계성 안에서 교육해야 하며 인간의 실질적인 삶과 평화를 연관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5-06-17

관련뉴스

말씀사탕2025. 6. 17

2티모 2장 22절
청춘의 욕망을 피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주님을 받들어 부르는 이들과 함께 의로움과 믿음과 사랑과 평화를 추구하십시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