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노숙인이 수원교구 본오동본당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 회원들이 만든 도시락을 받아 점심을 먹고 있다.
코로나 이후 회원·후원금 줄어
쌀과 부식 언제 동날까 걱정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
우리는 살면서 크고 작은 어려움을 마주한다. 때로는 혼자 감당하기 벅찰 때도 있지만, 그 순간 누군가의 따뜻한 손길이 전해지면 다시 한 번 일어설 용기를 얻는다.
25년 동안 갈 곳 잃은 노숙인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손수 만들어 전하며 다시금 일어나도록 사랑을 베푸는 이들이 있다. 수원교구 본오동본당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회장 전진구) 회원들이다.
이들은 매주 노숙인 100여 명을 위해 도시락을 준비하고 물품을 나누고 있다. 가난한 이들을 섬기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해온 세월도 올해 25년째를 맞았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랑을 이어나가기가 쉽지만은 않은 형편이다. 팬데믹을 거치면서 많던 빈첸시오회원들은 현재 20명 내외로 줄었고, 100 후원금으로 운영하다 보니 회원들이 십시일반 자발적으로 내는 헌금으로만 매주 봉사를 지속하고 있다. 이들은 언제 쌀이나 반찬 재료들이 동날지 모르는 막막한 상황에 직면했다. 팬데믹 이전 미용사로 일하는 신자가 해줬던 미용 봉사도 이제는 전진구(미카엘) 회장이 1년 동안 학원에 다니고 익힌 뒤 직접 하고 있다.
수원교구 본오동본당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 회원들이 도시락 봉사를 마치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빈첸시오회는 노숙인을 위한 도시락 봉사 외에도 지역 양로원을 방문해 도시락을 나누고 있다. 요양병원 미용 봉사, 프랜차이즈 제빵 기업이 기부한 케이크를 이웃에게 전하는 사랑의 케이크 봉사도 이어가고 있다. 다문화 저소득 가정 아동과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에게 케이크를 전달하는 활동이다.
전 회장은 “도시락을 받아 가던 부부 노숙인이 있었다”며 “어느 날 그 부부가 취업해 같이 노숙하던 사람들도 자립하면 좋겠다면서 다시 찾아왔을 때 큰 보람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처음에 세 명의 회원으로 시작했던 봉사가 이렇게 활성화된 것만으로도 주님의 뜻 같아 기뻤다”며 “봉사를 함께하다 보면 이는 우리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하시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했다.
빈첸시오회에는 80대 노인부터 장애아들과 엄마,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살고 있는 외국인 신자까지, 봉사에 나선 회원들도 다양하다. 타본당 신자도 있고 본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를 통해 지원받은 이가 자신이 받은 사랑을 더 어려운 이와 나누고자 참여 중이다. 국경과 나이 구분 없이 카리타스 실천에 동참하고 있다.
전 회장은 “빈첸시오회의 활동은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을 넘어 그리스도인이라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그 모범을 찾아 나가는 과정이다”며 “지역 사회와 나눔을 이어가는 우리 단체가 그리스도를 따라 사랑을 계속 베풀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후견인 : 수원교구 본오동본당 주임 이동춘 신부
“우리가 베푸는 작은 나눔은 단순한 도움이 아닌, 곧 하느님께 드리는 사랑의 행위입니다. 사랑은 나눌 때 더욱 커지고, 따뜻한 손길은 또 다른 사랑을 낳지요. 빈첸시오회의 사랑이 계속될 수 있도록 기도와 정성을 모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성금계좌 (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수원 본오동본당 빈첸시오회에 도움을 주실 독자는 6월 22일부터 28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503)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