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는 스스로를 희생해 세상에 밝은 빛을 선사합니다. 어둠 속에서도 밝게 빛나는 세상을 볼 수 있도록 도와주고요.”
제2대리구 호계동본당(주임 이승준 아우구스티노 신부) 캔들 동호회 ‘빛그림’ 박충길(안드레아) 회장은 “어느 날 성모님께 초를 봉헌하며 묵상하던 중 이 사실이 너무나 감동적으로 다가와 캔들 동호회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2024년 7월 창립된 빛그림은 현재 9명의 회원이 한 달에 한 번 성당 지하 교실에 모여 본당에서 성모님께 봉헌하는 컵 초 100~200개를 제작한다.
컵 초를 회원들이 직접 만든다는 것 외에 특별한 점은 또 있다. 바로 본당 신자들이 쓰고 남은 폐 초를 재활용한다는 점이다. 박 회장은 “축복된 초를 그냥 버린다는 게 마음에 걸렸다”며 “주위에 같은 생각을 가진 분들이 많다는 걸 알고 본당 차원에서 폐 초를 수거해 컵 초 제작에 활용하게 됐다”고 전했다.
특히 이승준 신부의 대대적인 홍보가 큰 도움이 돼 올해 하반기에 쓸 재료는 이미 충분히 모았다. 폐 초를 재활용해 만든 컵 초는 그 원료의 색상에 따라 보라색, 분홍색 등이 은은하게 비치는 아름다운 빛깔을 뽐냈다. 회원들의 기도와 정성이 담긴 자원 순환 컵 초라는 것을 아는 본당 신자들의 반응도 좋다.
“바쁜 일상 속에서 시간을 쪼개 만든 예쁜 컵 초와 그것을 성모님께 봉헌하는 신자들도 대면하니 이 모든 게 큰 성취감으로 다가옵니다.”
특히 성모님께 봉헌하는 초라는 것이 박 회장에게는 의미가 깊다. 현재 본당 총회장을 맡으며 잠시 쉬고 있지만, 레지오 마리애 활동도 15년 이상 해왔다. “친 어머니가 나를 보살펴 주시는 것처럼 나를 돌보시는 성모 어머니께 의탁하고 따르면서 모든 것에 앞서 항상 여쭤보고 전구를 청한다”며 “우리 초가 더욱 밝게 성모님 앞에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사랑으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간단한 하나의 컵 초는 전교 활동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박 회장은 “냉담 교우들을 찾아갈 때 초를 하나씩 선물로 들고 가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연히 성당에 들렀다가 성모님께 봉헌된 컵 초와 회원 모집 포스터를 보고 동호회에 들어온 비신자 회원의 입교도 긍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박 회장은 적극적으로 권면하면서도 모든 것이 자연스레 이루어지길 바란다.
“앞으로도 초를 닮아 주님의 빛과 같은 자녀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하며 활동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