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수술을 두 차례 했어요. 양쪽 가슴이 이제 다 없습니다. 당뇨와 심장질환도 있고요. 관절도 자꾸 나빠져 성당도 보행기를 밀고 가야 해요. 비가 오면 너무 미끄러워 갈 수도 없어요. 성당에 가서도 계단으로는 올라갈 수 없어 꼭 엘리베이터를 타요. 이렇게라도 신앙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박효선(마르가리타, 71, 서울대교구 연희동본당)씨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영세한 후 60년 넘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신앙은 박씨에게 삶의 원천이자 힘든 생활을 버티게 한 동력이었다. 용산구청 앞에서 작은 식당을 하던 그는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새천년복음화학교’ 강의를 들었다. 이후 가르침대로 신앙과 생활이 일치하는 참된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고자 노력했다. 암과 당뇨 등으로 시달리는 지금도 본당 ‘레지오 마리애’에는 꼭 참여한다.
아들 임 베르나르도(49)씨도 마찬가지다. 양조업에 종사했던 그는 새천년복음화학교 청년 1기 출신이다. 처음 1년 반은 교육을 받았고 이후 6년간 봉사자로 활동했다. 가르침대로 낮은 자세로 세상 안에서 외롭고 힘든 이들을 위해 하느님 사랑을 전하고 끊임없이 기도하고 나눔을 실천했다.
병마와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면서도 신앙을 실천하며 살았던 두 사람의 사정이 급격히 어려워진 건 아들 임씨의 건강이 악화되면서다. 직업 특성상 무거운 술통을 자주 옮겨야 했던 그는 목이 뻐근함을 느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침을 맞거나 파스를 붙이고 수년을 버텼다.
그러다 어느 날 견딜 수 없을 정도로 큰 통증에 세브란스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는 목 디스크라 불리는 ‘경추 추간판 탈출증’이었다. 문제는 치료시기를 놓친 것. 이후 임씨는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불가능해졌고, 모아뒀던 돈도 병원비와 생활비로 쓰면서 점점 더 쪼들려갔다.
모자가 사는 연희동 지하 1층 집은 10여 년 전 신협에서 대출받아 구입했다. 경제활동을 할 때에는 빌린 돈을 갚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원금은커녕 이자도 낼 수 없는 상황이다. 남은 대출금은 2000만 원. 딱한 사정을 들은 신협이 이자 납입을 2년간 유예해줬지만, 시간이 흘러 돈을 갚지 않으면 경매에 넘기겠다는 통보가 왔다.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신청을 했지만, 집이 있고 생활능력이 없다는 게 증명되지 않아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현재 수입은 어머니 노령연금 30여만 원이 전부입니다. 제가 없으면 식사 챙겨드릴 사람도 없고, 병원에도 갈 수 없습니다. 아무리 절약해도 병원비·약값 등 최소한 매달 80만 원은 듭니다. 대출금만 없으면 제가 모든 걸 이겨낼텐데?. 어머니와 제가 걱정과 아픔을 조금이나마 덜고 신앙 속에 열심히 살아가고 싶습니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
후견인 : 서울대교구 연희동본당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 회장 변경섭(요한 사도)
“두 사람은 현재 노령연금 외에는 수입이 없습니다. 성실하게 살고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던 모자의 보금자리를 지켜야 합니다. 이들의 집이 경매에 넘어가지 않도록 가톨릭평화신문 독자 여러분의 많은 도움을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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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004-25-002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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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선씨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6월 29일부터 7월 5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503)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