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재단 고통받는 교회돕기(Aid to the Church in Need, 이하 ACN) 한국지부(이사장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 지부장 박기석 요한 사도 신부)는 7월 10일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 파밀리아 채플에서 설립 10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열고 감사 미사를 봉헌했다.
행사는 국제 ACN 네트워크의 일원으로서, 한국지부와 후원자들이 박해받는 교회를 위해 이어온 사목 원조의 의미를 되새기고, 더욱 깊은 연대와 지속적인 후원을 다짐하는 자리였다.
감사 미사를 주례한 정순택 대주교는 “다른 원조단체와 달리 ACN은 종교적 이유와 정치적 상황으로 박해받는 가톨릭교회의 재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한국지부는 후원자들의 성원으로 그 특별한 사명에 동참할 수 있었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제1발표를 맡은 부르키나파소 와가두구대교구 전임 교구장 필리프 우에드라오고(Philippe Ou?draogo) 추기경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한 교회 공격과 테러로 인한 참혹한 현실을 증언했다. 부르키나파소에서는 2024년 기준 8000명 이상이 무장 충돌과 학살 등으로 사망했다. 220만 명 이상이 집을 잃은 채 고향을 떠났고, 학교 6000개가 폐쇄돼 100만 명 넘는 어린이가 교육받지 못하고 있다. 보건센터도 다수 파괴돼 의료 기반도 무너졌다.
우에드라오고 추기경은 “극단주의자들은 형제애라는 공동의 유산을 파괴하려 한다”라며 “그들은 종교가 아니라 증오라는 이데올로기로 무장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교회를 구심점으로 현재 종교 간 대화, 사회 통합과 평화 활동을 펼쳐 증오의 담론에 맞서고 있다”라며 “그런 우리를 돕는 한국지부 등 국제 ACN 네트워크 덕에 용기를 내고 있다”라고 밝혔다.
제2발표를 맡은 레지나 린치(Regina Lynch) ACN 본부 수석대표는 부르키나파소, 이라크, 시리아, 파키스탄, 나이지리아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게 박해받는 신자들을 돕는 ACN의 역할을 소개했다.
린치 수석대표는 “ACN은 소리를 낼 수 없는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그리스도인들의 고통에 대한 정보 플랫폼을 제공하며, 종교 자유와 그리스도인 박해 등 문제에 대해 국제 행사에서 현지 교회가 발언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라며 “많은 지원 사업과 캠페인에 10년간 적극 동참해 준 한국 후원자들에게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초대 이사장을 지낸 염수정 추기경(안드레아·전 서울대교구장)은 격려사에서 ‘박해받는 신자들은 예수님에 대한 그들의 믿음을 시험받지만 박해받지 않는 신자들은 그들이 간직한 예수님에 대한 사랑으로 시험받고 있다’는 ACN 설립자 베렌프리트 판 슈트라덴 신부의 가르침을 인용하며, “박해받던 순교자들의 믿음 위에 세워진 한국교회인 만큼, 박해 아래 도움을 청하는 다른 형제자매들을 적극적으로 돕자”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