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대교구 금호동본당(주임 박공식 보나벤투라 신부)이 「한국 천주교 성지 순례」에 소개된 전국 167곳의 성지와 사적지, 순례지를 4년간 모두 방문하는 것을 목표로 순례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본당은 7월 8일부터 2박3일 간 중림동 약현성당을 시작으로 서울대교구 내 성지 25곳을 순례했다. 이번 순례에는 43명의 신자가 참여했다.
본당이 전국 성지 순례에 나서게 된 것은 박공식 신부의 제안에서 비롯됐다. 중국 쑤저우에서 3년 6개월간 사목하던 박 신부는 현지 한국인 신자들과 함께 김대건·최양업 신부의 성지를 순례한 경험이 있다. 그 과정에서 신자들이 순교 성인들의 영성을 직접 체험하는 것의 깊은 의미를 깨달았고, 금호동본당에 부임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새 사목 방향을 세워 ‘순례’에 본당 공동체가 동참해 줄 것을 청했다.
신학생 시절부터 한국교회사연구소 회원으로 활동하며 교회사에 깊은 관심을 가져온 박 신부는 순례에 동행하며 신자들에게 한국 교회사에 관해 직접 강의하고 있다.
신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1차 순례에 이어 이번 순례에도 참여한 본당 교육분과장 신미영(미카엘라) 씨는 “1차 때와 같은 성지를 다시 찾았지만, 하느님께서 또 다른 방식으로 은총을 주셔서 느낌이 전혀 달랐다”며 “성지에 도착하자마자 눈물이 멈추지 않고 벅찬 감동이 밀려왔다”고 전했다.
본당은 앞으로 인근 타 본당의 신자들도 순례에 초대해, 이 여정이 지역교회 전체로 확산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나아가 순교 영성을 품은 이들이 각 성지에서 신앙의 의미를 전할 수 있도록, 성지순례 해설사 양성도 구상하고 있다.
박 신부는 “순교자들의 굳건한 신앙을 따라 걷는 이 여정을 통해 우리도 흔들림 없는 믿음으로 자라날 수 있다고 믿는다”며 “그 신앙이 삶에 뿌리내릴 때 자연스럽게 신앙의 기쁨이 선교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