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에 감염돼 뇌병변장애 진단... 아빠는 모야모야병으로 좌측 편마비
현정양이 부모의 도움을 받아 목을 가누고 있다.
“우리 아이 예쁘죠?” 딸이 위루관(위를 직접 관통하는 튜브)을 통해 식사하는 것을 돕던 김병진(43)씨가 황급히 자리를 정리했다. 김씨 말대로 딸 현정(7)양은 방긋방긋 웃는 모습이 참 예쁜 아이다. 현정양은 태어나자마자 바이러스에 감염돼 배변 활동이 원활치 않았고, 이로 인한 복부 팽만과 뇌출혈로 심한 뇌병변장애 판정을 받았다. 인큐베이터에 있던 시간만 2년, 앞을 볼 수 없고 혼자서는 움직이지 못해 부모의 손길이 한시도 빠짐없이 필요하다.
유산을 겪고 어렵게 얻은 딸이라 더욱 좋은 것만 해주고 싶은데, 자신의 몸도 성치 않아 그러지 못하는 아빠 김씨는 속상하기만 하다. 김씨는 2020년 모야모야병을 진단받고 약물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모야모야병은 양측 뇌혈관 내벽이 두꺼워지면서 일정 부위가 막히는 특수한 뇌혈관 질환이다. 치료 과정에서 좌측 편마비가 발생해 왼손으로는 컵 하나 들기도 어렵다. 걷는 것도 절뚝거려 하루에 스무 걸음을 옮기기조차 벅차다.
2022년에는 급성 심근경색 수술을 받았고, 당뇨병이 겹치면서 왼쪽 눈의 시력을 점점 잃고 있다. 최근에는 당뇨병으로 인한 만성신부전증 진단까지 받아 투석이 필요하다는 의료진 소견이 있었지만, 지금 김씨에게는 언감생심이다.
더이상 일하지 못하는 김씨 대신 아내가 학원 강사로 매월 150만 원씩 벌고 있지만, 예기치 못하게 발생하는 딸의 비급여 시술비는 매달 적게는 50만 원에서 많게는 600만 원까지 들고 있다. 앞으로는 휘어져 가는 딸의 발목 수술이 남아있다. 이 또한 2~3차례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한다. 아내 또한 뇌졸중 증상으로 아직 심하진 않지만 몸에 마비가 와 예전만큼 일하기는 어렵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재정 상황은 악화일로다. 빚만 4000만 원. 과거 김씨가 건강했던 시절, 부동산 회사에서 일하며 넉넉하게 벌 때도 있었지만 이미 모아둔 돈은 바닥난 지 오래다. 그나마 딸이 희귀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어, 국가에서 나오는 의료 지원금을 통해 통원 치료비는 거의 들지 않고 있다. 처형의 도움으로 월세가 나가지 않는 것도 큰 위안이다. 김씨는 빚 독촉으로 아내와 딸이 지내는 집에서 따로 나와 보증금 없이 월세 25만 원을 내면서 살고 있다. 아내가 퇴근하기 전까지 딸을 돌보는 것이 그의 일상이다.
희망이라곤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김씨는 딸의 해맑은 웃음을 양분 삼아 하루하루 버텨나가고 있다. 현실이 너무 힘들진 않은지 물었다. 김씨는 망설임 없이 답했다. “아픈 우리 아가가 겪는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 테니까요. 저희 부부는 이 아이로 인해 유일하게 웃을 수 있어요. 현정이는 저희한테 행복이에요. 아무리 힘들어도, 그 무엇을 준다고 해도 현정이를 만나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진 않아요.”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이재국 신부 / 서울대교구 병원사목위원회 서울대학교병원 원목실장
“현정양은 현재 부모 돌봄이 없으면 혼자 살 수 없는 매우 심각한 상태에 있습니다. 부모 또한 여러 질환으로 고통받으며 생계 유지와 자녀 돌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기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기도와 후원을 부탁합니다.”
성금계좌 (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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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양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27일부터 8월 2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503)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