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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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전쟁·질병으로 고통받는 고려인 이주민 청년

우크라 전쟁 겪고 우울·불안 시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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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와 전쟁 후유증으로 경제 활동이 어려운 이이고르씨가 어머니 손을 잡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밤이면 심한 아토피 증세로 잠 못 자

“전쟁과 아토피로 제 삶은 방향을 잃었습니다. 통증과 가려움 속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우울증과 불안 증세에도 시달리고 있어요. 제 삶을 다시 찾고 싶습니다.”(이이고르씨)

인천시 연수구 함박마을. 한국에 정착한 고려인들이 오랫동안 모여 살며 공동체를 이룬 곳이다. 고려인 6000여 명이 거주하는 이 마을에는 러시아어가 익숙한 이들이 많다. 대부분 재외동포(F-4) 비자로 체류하고 있어, 한국 사회의 보호망에서 벗어난 채 살아가는 이들이 많다. 이 비자는 거주가 가능하지만 복지 수급이나 기초생활보장 대상에서는 제외되기 때문이다. 이이고르(28)씨 가족도 그중 하나다.

이씨의 부모는 10년 전 세 자녀를 우크라이나에 있는 조부모에게 맡기고 생계를 위해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어머니 최인하(51)씨는 우크라이나에서 반찬을 팔았고, 아버지 이바딤(51)씨는 농장일을 했지만 다섯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아버지는 한국에 와서 목수 일을 했고, 어머니는 인천의 휴대전화 공장에서 일했다. 당시 18살이던 이씨는 우크라이나에서 공부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어린 두 동생을 돌봤다. 그러나 아이들을 돌보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두 동생도 한국으로 이주하게 됐다.

2021년 우크라이나에 남아있던 할아버지가 간암 진단을 받으면서 아버지는 간병을 위해 다시 우크라이나로 돌아갔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이씨는 아버지와 함께 고향 미콜라이우 인근에 머물고 있었다. 공항이 가까운 탓에 집 주변은 연일 폭격을 맞았고, 할아버지를 묻으러 가던 길에도 공습경보가 울리는 공포 속에서 지냈다.

“아빠랑 문 뒤에 숨어 있었어요. 탱크가 지나가고 벽이 무너졌어요. 구호 물품을 받아 겨우 생활했고, 밤에는 아토피 증세로 잠을 잘 수 없었어요.”

전쟁 이후 이씨는 심한 우울증과 불안 증세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2022년 전쟁을 피해 한국으로 건너왔고, 위암 4기 진단을 받은 아버지도 뒤늦게 합류했다.

현재 이씨 가족은 보증금 60만 원에 월세 70만 원짜리 빌라에서 산다. 어머니는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200만 원 남짓 벌고, 이 돈으로 생활비와 약값을 감당하고 있다. 두 차례 위암 수술을 받은 아버지는 간간이 일용직으로 일한다. 막내 동생은 중학생이고, 바로 아랫동생은 대안학교에 취업해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태어날 때부터 아토피로 고통받아온 이씨는 병원에서 권유한 아토피 주사 치료 비용이 1회에 45만 원에 달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시력 저하로 백내장 수술까지 받았다. 햇빛 알레르기로 외출이 어려운 이씨는 온라인으로 코딩 일을 하다가 해고됐다. 아토피로 인한 수면 부족과 잦은 병가가 해고 사유가 됐고, 임금도 체불당했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후견인 : 김은덕(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 수녀 / 까리따스 이주민문화센터장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모든 것을 잃고 고국인 한국으로 이주해 정착했지만 이곳에서의 삶도 쉽지 않은 고려인 가족입니다.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한 이 가정에 독자여러분들의 따뜻한 관심과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성금계좌 (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이이고르씨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8월 10일부터 16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503)에게 문의 바랍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5-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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