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유경촌(티모테오) 주교의 장례미사가 18일 오전 10시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한국 주교단과 서울대교구 사제단 공동집전으로 봉헌됐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는 강론을 통해 “수도회 출신 주교로서 낯선 교구 생활에 적응해 나가는 데에 유 주교님의 존재는 너무도 큰 의지가 됐다”고 회고했다.
이어 “유 주교님은 교회가 사회의 아픔과 소외된 이웃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서야 한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증언하셨다”며 “그의 사목 여정은 말로만 전하는 사랑이 아니라 삶으로 실천된 증언이었다”고 추모했다.
주한 교황대사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는 레오 14세 교황의 메시지가 담긴 조전을 대독했다.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정 대주교에게 보낸 조전을 통해 “레오 14세 성하께서는 서울대교구 보좌주교 유경촌 주교님의 선종을 접하시고 깊은 슬픔에 잠기셨다”면서 “유경촌 주교님의 주교 직무, 특히 그분의 겸손한 삶의 모범과 사회적 약자를 향한 헌신을 감사히 기억하며, 선종하신 유 주교님의 영혼을 좋은 목자이신 그리스도의 자비하심에 맡긴다”고 전했다.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마티아) 주교는 고별사에서 “유 주교님은 서울대교구 사회사목담당 교구장 대리로서 가장 낮고 어두운 곳을 찾아 그곳에 주님의 마음과 사랑을 전하는 데 몰두하셨다”며 “주교가 되신 이후에도 공적 행사가 아니면 아주 오래된 자신의 작은 소형차를 손수 운전하거나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하며 청렴하고 검소하게 사셨다”고 전했다
교구 사제단 대표로 고별사에 나선 서울대교구 경찰사목위원장 김형균(스테파노) 신부는 “힘들어하는 사제들에게 관심을 갖고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큰 위로를 받고 새롭게 힘을 낼 수 있었다”며 “주교님의 모습에서 제자들을 사랑하시던 예수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장례미사는 교구 총대리 구요비(욥) 주교 주례로 거행된 고별예식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미사에는 3600여 명의 사제와 수도자, 신자 등이 함께했으며, 대성당으로 들어가지 못한 신자들은 프란치스코홀, 지하성당, 꼬스트홀, 소성당 등에서 미사에 함께하며 유 주교의 영원한 안식을 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