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인 4명이 한 팀이 돼 기도하며 달리다 보면, 지나가는 분들도 함께 기도하거나 응원해주세요.”
수원교구 마라톤 선교연합회 정수옥(마르코·제1대리구 권선동본당) 회장은 2003년 마라톤을 시작한 이래 풀코스만 무려 152회를 완주한 ‘마라톤 장인’이다. 정 회장은 4년 전부터 <옥스팜 트레일워커 산악 마라톤>에 참가하고 있다. 대회는 4인이 한 팀을 이뤄 출발부터 100km 완주까지 함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정 회장의 팀은 시각장애인 김미순(아녜스) 씨와 김 씨의 남편 김효근(필립보) 씨, 그리고 김선태(요셉) 씨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정 회장과 김 씨 부부는 <2013년 대한민국 종단 622km 울트라 마라톤 대회>에서 전남 해남 땅끝기념탑을 출발해 강원도 고성 출입국관리소까지 148시간 15분 동안 서로를 의지하며 달린 특별한 인연이 있다. 옥스팜 팀은 주로 산길을 걸을 때 기도 부장인 김선태 씨를 시작으로 돌아가며 주모경이나 삼종기도를 바치며 힘을 북돋는다.
정 회장이 마라톤에 첫 발을 내딛은 것은 2003년, 우연히 참가한 <제1회 경기 마라톤대회>에서였다. 하지만 달릴수록 그는 마라톤이 신앙생활과 많이 닮아 있다는 사실을 체감한다.
“마라톤을 할 때 평탄하고 좋은 곳만 뛸 수 없고, 뛰면서도 어려움과 유혹이 있듯이 신앙생활에도 굴곡이 있습니다. 힘들어도 기도하며 묵묵히 공동체와 함께 가다 보면 어느새 골인 지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믿음과 희망으로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 회장은 평소 혼자 마라톤을 뛸 때도 선교에 적극적이다. 유니폼 뒷면에 세례명 ‘마르코’를 뜻하는 ‘말구’를 새겨서 달리면 ‘아는 사람은’ 신자냐며 반가워하고, 모르는 이들도 호기심을 갖고 물어온다. 빨간색 십자가와 ‘가톨릭’이 새겨진 모자도 쓰고 주모경도 바치며 달린다.
으레 나가는 대회들에서 비슷한 페이스로 달리다 보면 늘상 만나던 사람들과 같은 무리에서 뛰고는 하는데, 세례는 받았지만 쉬고 있다는 이들을 몇 번 만나면 “너무 오래 쉬지 말고 다음엔 좋은 소식 들려달라”며 권면도 한다.
정 회장이 활동하는 교구 마라톤 선교연합회는 매년 10월 9일 한글날 교구 미리내성지에서 열리는 <생명사랑 마라톤·걷기 대회>를 주관한다. 올해는 8월 24일까지 신자와 일반 경기도민 참가를 받고 있으며, 대회에서는 다양한 문화 행사도 열릴 예정이다.
“걷기와 마라톤에 성인들은 물론이고 어린이와 청소년, 특히 청년들이 동참해 영육간에 건강해지고 신앙심도 기르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