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시복시성위원회(위원장 구요비 욥 주교, 이하 위원회)는 8월 22일 서울대교구청과 명동대성당, 용산 성직자 묘지 등에서 하느님의 종 바르톨로메오 브뤼기에르 소(蘇) 주교(1792~1835) 시복 안건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현장조사에는 브뤼기에르 주교 시복 안건 재판관 구요비 주교, 위원회 부위원장 박선용(요셉) 신부, 재판관 대리 박준양(요한 세례자) 신부, 검찰관 송정호(알베르토) 신부, 시복 현장조사 교구 담당자 조한건(프란치스코) 신부, 주교좌명동본당 주임 조성풍(아우구스티노) 신부, 공증관 나윤정(레지나) 간사 등이 참석했다.
구 주교는 이날 오후 3시 서울대교구청 3층 제3회의실에서 열린 개정식에서 재판진을 소개한 뒤, “초대 조선대목구장 브뤼기에르 주교님 시복은 서울대교구 시복시성위가 처음으로 추진한 사업”이라며 “앞으로 주교님의 시복이 진전될 수 있도록 많은 분의 협력과 기도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진은 교구청 내 브뤼기에르 주교 흉상과 묘비 부본(副本), 교구 역사관에 전시된 관련 사료들을 확인했다. 이어 브뤼기에르 주교의 장례미사가 봉헌된 명동대성당, 유해 안장지인 용산 성직자 묘지와 용산성당을 현장조사했다.
1831년 9월 9일 조선대목구 설정과 동시에 초대 대목구장으로 임명된 브뤼기에르 주교는 중국 대륙을 거쳐 사목지인 조선에 들어오던 중 1935년 10월 20일 내몽골 마자쯔(馬架子)에서 선종해 그곳에 묻혔다. 이후 유해는 조선대교구 설정 100주년이던 1931년 9월 24일 경성대목구 주교관(현 서울대교구 역사관)에 안치됐다. 같은 해 10월 15일 명동대성당에서 장례미사가 봉헌된 후 용산 성직자 묘지에 안장됐다.
현장조사 재판진은 용산본당 주임 황응천(스테파노) 신부 안내로 용산 성직자 묘지 브뤼기에르 주교 묘소를 살펴보고 시복을 기원하는 기도를 바쳤으며, 용산성당 내 주교 초상화도 확인했다. 용산성당 회의실에서 진행된 현장조사 폐정식에서는 구 주교가 브뤼기에르 주교에 대한 ‘공적 경배 없음’을 확인했다. 성인이나 복자는 공적 경배로 공경할 수 있지만 아직 시복되지 않은 하느님의 종은 교회법 규정에 따라 공적 경배 대상이 되지 못한다.
위원회는 현장조사를 종료하고, 시복 법정 회기의 모든 문서를 교황청 시성부 심사를 위한 언어로 번역하며, 법정 종료 회기를 통해 교구 차원의 예비심사를 마치게 된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