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녹번동본당(주임 김성권 요한 세례자 신부)은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회장 정진호 베드로 신부)의 지원을 받아 홀몸 어르신과 해마다 온천 여행과 성지순례를 함께하고 있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동행할 이웃이 없는 어르신들이 하루라도 특별한 시간을 보내며 자신을 존중하고, 이웃과 교류하며 사회적 연결감을 회복하도록 돕는 데 취지가 있다.
본당 사회사목분과(분과장 조춘옥 빅토리아)는 그동안 정기적인 밑반찬 제공과 생계비 지원을 통해 돌봐온 어르신 30여 명이 단순한 생활 지원을 넘어 행복하고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홀몸어르신과 함께하는 온천 나들이와 성지순례’ 사업을 기획했다. 조춘옥 분과장은 “어르신들이 본당 공동체의 따뜻한 관심을 실감하며, 캄캄한 밤 같은 삶 속에서도 작은 빛으로 다가와 위로하시는 예수님의 사랑을 체험하시길 바랐다”고 말했다.
봉사자들의 도움 속에 홀몸 어르신들은 육신과 영혼의 건강을 함께 돌보며 존중받는 나들이를 이어가고 있다. 5월에는 천연 온천수가 솟는 북한산 온천에서 지친 몸을 달래고, 한우 불고기전골로 점심 식사를 즐긴 뒤 북한산성 둘레길을 걸으며 늦봄의 여유를 만끽했다. 오는 10월에는 단풍으로 물든 의정부교구 양주순교성지를 거닐며 가을 자연 속에서 신앙을 새롭게 하고, 점심 식사 후에는 파주삼릉으로 드라이브를 떠날 예정이다.
홀몸 어르신들은 봉사자들의 배려로 둘씩 짝을 지어 손을 맞잡고 여정을 함께한다. 이를 통해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집에서 보내던 어르신들이 자연스럽게 친구를 사귀며 고립과 우울을 예방하고, 기초적인 소속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동정이나 부담으로 다가오지 않고, 서로의 아픔과 처지를 나누며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이다.
조춘옥 분과장은 “소통할 상대가 없어 그동안 마음속에만 담아두던 이야기를 단짝과 함께 나누며 어르신들이 내면의 힘을 되찾고 있다”며 “성당을 단순한 종교 공간을 넘어 또 하나의 안전망으로 체감하고 계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본당 사회사목분과는 이밖에도 ▲수익금을 인근 중증장애인·노숙인·자립준비청년 시설에 기부하는 ‘나눔 장터’ ▲홀몸 어르신들이 직접 가꾼 꽃을 화분에 담아 선물하는 ‘꽃 나눔’ ▲김장 나눔 등 지역 이웃의 몸과 마음을 두루 돌보는 다양한 사회복지 활동도 펼치고 있다.
분과원들은 매달 반찬 나눔 활동 전 강복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본당 신부들과 궂은일에도 기꺼이 앞장서는 봉사자들의 관심과 지원에 힘입어 더욱 열의 있게 사명을 이어가고 있다.
김성권 신부는 “20년 이상 활동한 고령의 신자가 대부분임에도 소외된 이들에게 어떤 도움이 진정 필요할지 늘 고민하고 실천하는 사회사목분과 여러분께 격려를 보낸다”며 “고령의 분과원들을 도와 반찬 나눔 후 주방 뒷정리를 거들어 줄 봉사자가 많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회장 정진호 베드로 신부)는 지역사회에서 사회복지 활동을 전문적으로 하려는 서울대교구 내 본당들을 발굴해 매년 ‘본당사회복지 공모지원사업’을 열고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