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교황은 9월 1일 제10차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을 맞아 ‘평화와 희망의 씨앗’ 제목의 담화를 발표했다.
교황은 “수난의 때가 다가오자 예수님께서는 씨앗의 표상을 들어, 많은 열매를 맺기 위하여 죽어야 하는 밀알에 당신을 비유하셨다(요한 12,24 참조)”며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들도 평화와 희망의 씨앗”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 형제자매들 가운데 가장 취약한 이들이 기후 변화, 삼림 파괴, 오염의 참담한 영향으로 가장 먼저 고통받는 세상에서, 피조물 돌봄은 우리 믿음과 인류애를 보여 주는 하나의 표현이 된다”며 “사랑과 인내로 일하면서 우리는 정의의 많은 씨앗을 뿌릴 수 있고 그리하여 평화를 증진하고 희망을 새롭게 다지는 데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전했다.
회칙 「찬미받으소서」 반포 10주년을 맞아 그 의미도 상기했다. 교황은 “지난 10년 동안 가톨릭교회와 많은 선의의 사람에게 길잡이가 되어 온 회칙이 우리에게 계속 영감을 불어 넣어 주기를 빈다"며 “그렇게 할 때에 희망의 씨앗이 한층 더 많아져 변함없는 희망이신 그리스도의 은총으로 이 씨앗을 일구고 돌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박현동(블라시오) 아빠스도 ‘평화와 희망의 씨앗이 되어 주십시오’ 제목의 담화를 발표했다.
박 아빠스는 “우리는 정원지기로서 소명을 인식하고, 기후 위기 시대의 고통받는 이들과 연대하며, 생명과 정의와 평화를 위하여 구체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며 “교회는 생태 영성을 실천하는 공동체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아빠스는 “이를 위해 각 교구와 본당, 수도회, 사도직 단체가 생태적 회개의 길을 걷고, 교육과 전례, 실천 활동을 통하여 하느님의 피조물과 올바른 관계를 되찾아야 한다”며 "교회 또한 재생 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고, 생태 교육을 강화하며, 생태적으로 건축하고 공간을 운영하는 등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실행해 나가야 하겠다”고 당부했다.
인천교구장 정신철(요한 세례자) 주교도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과 창조시기를 맞아 ‘녹색 순교로 심는 평화의 씨앗’ 제목의 생태환경 사목 서한을 발표하고, 교회 공동체가 ‘녹색 순교’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정 주교는 “인류가 환경 파괴에 아랑곳하지 않고 힘을 키우는 데 몰두한 결과 지구가 한계를 맞이하고 정화 기능을 잃어 극단적 상황에 내몰리게 됐다”며 “우리가 공동의 집 지구와 환경에 평화와 균형을 줄 수 있는지를 깊이 생각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녹색 순교 실천 방법으로 ▲생태사도직 활동에 적극 참여하기 ▲과도한 소비 줄이기 ▲재활용·재사용 생활화하기 등을 제안했다.
정 주교는 “어떤 이름이 붙든 순교는 어렵기에 녹색 순교도 가치 있는 선택이 된다”며 “순교 선열의 피가 씨앗이 돼 우리가 풍요로운 신앙생활을 누리듯, 하느님 창조물을 향한 우리의 사랑이 녹색 순교를 통해 실현된다면 우리와 후손 모두 안전하고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