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개발협력단체 한국희망재단(이사장 서북원 베드로 신부)은 8월 25일부터 9월 30일까지 아프리카 탄자니아 킬리만자로주 민얄라 마을 보건소에 식수 시설을 건립하기 위한 ‘생명의 물’ 캠페인을 전개한다. 임신부들이 직접 물을 구해 와야 출산할 수 있을 정도로 식수난을 겪고 있는 주민들을 돕기 위한 행사다.
탄자니아의 다수 보건소는 안정적인 상수도 시설이 없거나 급수 시스템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 농촌과 소외 지역 보건소는 특히 식수 시설이 미비하고, 이 중 약 40는 식수 공급원이 500m 이상 떨어져 있다. 더구나 민얄라 마을은 반건조·건조 지대에 속해 연중 강수량도 매우 적어 만성 물 부족에 시달린다. 주민들은 개울과 얕은 댐, 보호되지 않은 우물 등 오염 위험이 큰 수원에 의존하지만, 건기(5월~10월)에는 이마저도 말라붙거나 수질이 더 나빠진다.
민얄라 마을에는 자체 식수 시설이 전혀 없다. 웅덩이에 고인 오염된 물조차 건기에는 마른다. 보건소에 있던 단 한 개의 물탱크도 이미 고갈돼, 임신부들은 출산을 위해 다섯 양동이(약 100ℓ)의 물을 직접 마련해야 한다. 이들은 왕복 3~4시간을 걸어 이웃 마을에서 돈을 주고 물을 사 오거나, 그럴 형편이 안 되면 덜 오염된 웅덩이 물을 길어 와야 한다. 이 과정에서 누적된 극심한 피로는 출산에도 큰 부담이 된다.
임신부와 가족들은 출산 과정에서의 출혈 처리와 각종 소독·위생 관리, 분만실과 신생아실 청소, 분만 후 간호와 세정까지 모두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이 때문에 큰 위험을 홀로 감수하고 있으며, 부득이하게 오염된 물을 사용하다 산모와 신생아가 감염되거나 패혈증에 걸리는 일도 허다하다.
임신부들은 아기를 만날 설렘보다 물을 제때 구할 수 있을지부터 걱정하고 있다. 출산을 앞둔 아딜라 씨는 “마을에 한 임신부가 물이 없어 출산 중 아기를 잃었다”며 “나도 물을 구하지 못할까 봐 두렵다”고 말했다. 두 아이의 엄마 나스라 씨는 “전에 아기를 낳을 때, 준비해 온 물이 모자라 응급 상황이 벌어졌고 남편이 사력을 다해 물을 구해 와 위기를 넘겼다”며 “또다시 사경을 헤매게 될까 봐 두렵다”고 전했다.
한국희망재단은 생명의 물 캠페인을 통해 모금된 후원금으로 민얄라 보건소에 태양광 식수 시설을 세워, 보건소를 이용하는 임신부는 물론 지역 주민 모두에게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공급할 계획이다. 시설이 생기면 임신부들도 물에 대한 압박감과 감염 위험에서 벗어나 편안하게 아기를 만날 준비를 할 수 있다. 또한 시설은 마을 주민 3000여 명의 공동 식수원이 돼, 그동안 각종 수인성 질병으로 고통받아 온 마을 공동체 모두가 건강하게 새로 살아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서북원 신부는 “출산이 생명이 아니라 죽음의 동의어가 돼버린 안타까운 비극이 더는 반복되지 않도록 모두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인간 생명과 직결된 물의 결핍으로 고통받는 세계 이웃을 위해 우리 함께 ‘생명의 물’을 길어 올리자”고 캠페인 동참을 호소했다.
※후원 계좌: 농협 301-0288-1075-91 (사)한국희망재단
※문의: 02-365-46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