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시작되는 9월, 대학 캠퍼스는 청년들의 열기와 설렘으로 가득하다. 희망을 꿈꾸어야 할 시기이지만 녹록지 않은 현실 앞에서 좌절하거나 기댈 곳을 찾지 못하는 청년들도 있다. 그들에게 든든한 힘이 되어 주는 공간이 있다. 바로 수원교구 관할 지역에 자리한 9개 대학에서 활동하고 있는 가톨릭학생회다. 학생회를 구심점으로 가톨릭 청년들은 함께 기도하며 신앙을 다지고, 세상 속에서 복음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교구 가톨릭 대학생 연합회(총회장 조각희 프란치스코, 영성지도 한용민 그레고리오 신부, 이하 연합회)는 대학생들의 내적 복음화, 캠퍼스의 복음화, 사회의 복음화를 목적으로 친교하고 연대하고자 1963년 창설됐다. 교구에서 가장 오래된 청년단체로, 현재는 경기대, 경희대 국제캠퍼스, 동남보건대, 수원대, 아주대, 아주대 로스쿨, 용인대, 한국외대 글로벌캠퍼스, 한양대 ERICA캠퍼스 등 9개 대학 90여 명의 학생들이 활동하고 있다.
연합회는 삶과 신앙의 일치, 신자만이 아닌 모든 대학생을 위한 교회 공동체 만들기, 세상 안에서 복음 실천을 목표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동아리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에 친교 안에서 신앙의 가치를 찾고, 이를 실천하는 것이 활동의 골자다. 대학생들의 내적 복음화를 위해서는 사제나 수도자의 지도가 필요하기 때문에 교구 청소년국은 물심양면으로 연합회를 지원하고 있다.
넓은 지역을 한 명의 담당 사제가 소화해야 하는 어려움을 개선해 현재는 학생회마다 담당 수녀가 파견돼 학생들의 신앙생활을 돕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봉헌되는 개강·종강 미사도 9명의 신부가 파견돼 각각 집전한다. 미사 뿐 아니라 피정과 성지순례를 통해 대학생들의 신앙적 갈증을 채우고 있다.
캠퍼스 안에 작은 천주교회를 세우려는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축제나 행사에서 가톨릭학생회를 알리며 비신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선교 활동은 큰 열매를 맺고 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에만 7명의 학생이 세례를 받았다.
연합회는 복음의 가치를 삶으로 실천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특히 1990년대 청년 교회 안에서 활발했던 농촌 봉사활동의 전통을 이어 매년 8월 농촌을 방문한다. 일손을 돕는 가운데 농촌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고, 함께 나누는 기쁨을 체험하고 있다.
경기대 가톨릭학생회 김유찬(대건 안드레아·22) 씨는 “가톨릭학생회는 단순한 친목 동아리가 아니라,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하느님을 찾고 신앙을 이어갈 수 있는 공동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거룩한 신앙 활동뿐 아니라 즐겁고 활기찬 활동도 병행하며, 대학 생활에서 가장 값진 기억을 선물해 준 곳”이라고 말했다.
교구 제1대리구 청소년2국장으로 연합회를 지도하는 한용민 신부는 “대학생들은 같은 20대 초반의 고민과 공통점이 있어 공감대 형성이 잘 되고, 그만큼 신앙생활에서도 힘을 얻는 것 같다”며 “젊은 에너지 속에서 적극적으로 사랑을 실천하고 신앙을 성장시키는 학생들을 볼 때 사목자로서 큰 기쁨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어 “교구 청소년국은 가톨릭학생회 활동 안에서 청년들이 스스로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사람임을 깨닫고 각자 자리에서 실천할 수 있게 꾸준히 도와주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