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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교 윤리·보편성 설파한 호교 교부 유스티노

[저는 믿나이다] (41) 성 유스티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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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이자 순교자이며 호교 교부인 성 유스티노는 ‘로고스’ 그리스도를 통해 성자 예수 그리스도의 신원과 그리스도교의 윤리성 및 보편성을 드러냈다. 크레타의 테오파네스, ‘성 유스티노’, 이콘.


사도 교부 시대가 끝나고 2세기 중반부터 ‘호교 교부들’(Patres Apologetae)이 등장합니다. 당시 복음 선포와 선교를 통해 로마 제국 여러 지역으로 확산한 그리스도교는 다양한 계층의 견제 대상이 되고, 박해도 심화됐습니다. 그 시절 로마 제국 안에서는 그리스도인들이 근친상간하고, 사람의 살과 피를 먹는다는 소문이 파다했지요. 호교 교부들은 박해자들 특히 로마 제국 안에 퍼진 그리스도교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 그리스도인들의 결백을 제시하기 위해 그리스도교의 신앙과 그리스도인의 윤리 도덕적 삶을 증명해야 했습니다.

호교 교부들의 첫째 임무는 교회를 보호하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다신교 사회인 로마 제국 안에서 유일하신 하느님을 증거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호교 교부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를 근거로 다신교의 우상 숭배를 철저히 거부했습니다.

호교 교부들의 둘째 임무는 그리스도교 교의를 체계화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을 당시 헬레니즘 철학자를 비롯한 지성인들, 그리고 정치 지도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다양한 저술을 통해 논리적이고, 이론적으로 증명해야 했습니다.

호교 교부들 대부분은 철학을 하는 그리스도인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사도 교부들보다 더 체계적인 교육을 받았기에 투박하지만, 이론적으로 그리스도교 신앙을 설명하면서 신학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힘을 보탤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호교 교부들은 그리스도교 신앙을 알리고 보호하기 위해 자신들이 제일 잘 아는 철학 지식을 적용했습니다. 그래서 호교 교부들은 그리스도교의 헬레니즘화가 아닌 ‘철학의 그리스도교화’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호교 교부의 대표 인물이 성 유스티노(100?~165년)입니다. 130년께 에페소에서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인이 된 그는 ‘로고스’ 개념을 통해 그리스도교 신앙을 철학적으로 풀이했습니다. 그는 “하느님의 힘인 로고스를 통해서 그리스도교 안에 세상을 위한 새로운 법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리스도 안에 드러나고 육화되신 로고스는 모든 실재와 그 이전의 모든 역사를 이해하게 해주는 원리라고 그는 강조합니다. 곧 ‘로고스’이신 그리스도는 창조·구원·종말에 이르기까지 전 구세사에 함께 하신다고 가르칩니다. 로고스를 우주론적 원리이며 그리스도로 바라보는 그는 후대 로고스 그리스도론의 기초를 놓았습니다.(「교부들의 그리스도론」 29쪽 참조)

더불어 그는 자신의 그리스도론을 증명하기 위해 창세기와 예언서 등 구약 성경이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수난과 부활을 미리 알렸다며 그 예형들을 찾아 풀이합니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를 따르는 신약이야말로 구약의 완성이며, 구약보다 우월하다고 합니다.

유스티노는 또한 그리스도교의 윤리적 가르침과 예식의 우월성을 강조해, 교회를 박해하는 것은 부당한 일이며 하느님의 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그는 그리스도의 보편성을 제시해 그리스도교를 선대 역사의 계승자이며 앞으로 오게 될 역사를 비추는 종교로 제시합니다.

“티베리우스 황제 시대에 유다 총독 폰티우스 필라투스 치하에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 그리스도가 참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고 배웠으며, 그분을 제2위에, 예언하시는 성령을 제3위로 모시면서 합당하게 공경한다는 것을 우리는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여기에서 사람들은 우리가 불변하시고 영원하신 세상의 창조주 하느님 다음 제2위에 십자가에 못 박힌 한 인간을 놓는다고 거듭 말하면서 우리가 어리석다고 비난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는 것은 그 안에 담겨 있는 신비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우리 그리스도이신 예수님께서 세상에 오시고, 동정녀에게서 태어나시며, 성년에 이르러, 모든 질병과 질환을 고쳐주시고 죽은 자를 살리실 것이며, 그분이 미움을 받고 오해를 받아 십자가에 못 박히고 죽으시며, 부활하시고 하늘에 올라갈 것이고, 그분이 하느님의 아들이라 불려지며, 이 메시지를 전하는 몇몇 사람들이 그로부터 모든 민족에게 파견될 것이고, 이방 민족의 사람들이 그를 더 믿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 이 예언자들의 책에 미리 예언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우리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느님의 말씀을 통하여 육화하시어 우리 구원을 위하여 살과 피를 취하셨기에, 우리는 그분 자신의 말씀이 담긴 기도로 축성되고 또한 우리의 피와 살에 자양분이 되어 주는 그 음식은 육화하신 예수님의 살과 피라고 배웠습니다.”(유스티노, 「첫째 호교론」 중에서, 안소근 역)

두 편의 「호교론」과 「트리폰과의 대화」를 저술한 유스티노는 165년 다른 6명의 동료와 함께 로마에서 참수형으로 순교했습니다.

리길재 전문기자 teotokos@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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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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