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의 의사들은 동생에게 해줄 치료가 없다면서 방에서 그냥 죽을 날만 기다려야 한다고 했어요. 평생 자유롭게 걸어본 적 없는 동생은 친구들이 노는 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봐야만 했습니다. 한국에서 치료받을 수 있다는 희망 하나로 여기까지 왔습니다.”(수벡샤 가우탐씨)
수벡샤 가우탐(21)씨는 지난 7월 말, 아버지와 함께 아픈 동생을 데리고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동생 비바스 가우탐(15)군은 태어날 때부터 혈관종을 갖고 있었다. 혈관종은 혈관의 내피세포가 과도하게 증식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피부에 비정상적인 혈관 덩어리가 생긴다. 11개월 때 비바스 가우탐은 현지 선교사에게 발견돼 한국 NGO 단체 멘토리스 도움을 받아 한국에서 2~3년간 머물며 치료를 받았다.
혈관종 절제 수술을 받았지만 비바스 가우탐군은 여전히 걸을 수 없었다. 중학교 때까지 목발에 의지해 학교에 다녔지만 결석한 날이 더 많다. 오른쪽 다리가 많이 휘어 엉덩이 통증이 심했고, 왼발과 오른발의 길이 차이가 벌어졌다. 지금은 20㎝ 차이가 난다. 네팔의 열악한 의료환경으론 CT와 MRI 검사를 받을 수 없었다. 심한 통증이 있을 때마다 진통제를 먹는 게 전부였다. 올해 5월 가우탐 아버지는 도움을 받았던 멘토리스에 다시 손을 내밀었고, 멘토리스는 항공료를 지원했다.
한국에서 진단받은 가우탐군의 병명은 카사바프-메리트 증후군이다. 혈관종양과 동반되는 혈액 이상으로 혈소판이 감소해 출혈 위험이 높아지는 질병이다. 증상이 심해지면 몸속 여러 장기에서 연쇄적으로 출혈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한 희귀 난치성 질환으로, 제때 치료받지 않으면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
비바스 가우탐군 가족이 사는 카브레팔란촉 판치칼 카플레디히 마을은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버스로 3시간 이상 들어가야 한다. 주민들은 대부분 농업과 축산업에 의존하며 우유와 유제품을 팔아 자녀 교육비를 충당한다. 네팔에서 어머니는 소 세 마리를 키우고, 아버지는 막노동을 하며 세 자녀를 키웠다. 가족의 한 달 수입은 약 10만 원. 가우탐군의 두 누나는 외삼촌의 경제적 지원으로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집은 흙바닥에 나무판자로 얼기설기 지어져, 태풍이 오면 날아갈 듯하다.
영어로 소통이 가능한 누나는 병실에서 동생을 간호하고, 아버지는 아들이 치료받는 동안 강원도 양구에서 농사일을 하며 치료비를 보태고 있다. 현재 대학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비바스 가우탐군은 조만간 수술할 예정이다. 8월 10일까지 정산된 진료비는 1060만 원을 훌쩍 넘었고, 한국에서 치료받는 동안 필요한 생활비 300만 원은 겨우 빌렸다.
“한국은 희망을 주는 나라입니다. 한국에서 잘 치료받고 네팔로 돌아가고 싶어요. 잘 걸을 수 있게 되면 의사가 되어 저처럼 몸이 아픈 친구들을 돕고 싶어요.”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후견인 : 예수고난회 염천기 신부
“네팔에서 병명도 모른 채 진통제만 먹으며 지내다 어린 남매가 희망을 안고 한국에 왔습니다. 희망의 선물을 받아가도록 도움의 손길을 부탁합니다.”
성금계좌 (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비바스 가우탐군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9월 7일부터 13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503)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