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신앙심보다는 사람과의 관계로 신앙생활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지내도 되는 건지, 제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한 청년의 질문에 대구대교구 총대리 장신호(요한 보스코) 주교는 “신앙생활에서 관계도 무척 중요하지만 거기에서 끝나면 안 된다”며 “친한 사람과 함께 신앙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면 좋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이어서 장 주교는 참 신앙을 지니는 방법으로 ‘렉시오 디비나’(Lectio Divina, 거룩한 독서)를 제안했다. 특히 카르투시오회 귀고 2세 수사가 정리한 ‘렉시오 디비나 4단계’를 장 주교가 직접 고안한 손동작과 함께 소개했다.
“성경을 읽고 묵상해요. 읽고 묵상한 것을 바탕으로 기도하고, 하느님을 만나는 관상 단계에 이르러요. 그리고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내가 만난 하느님을 이웃에게 전하며 기쁘게 살아가세요. 우리를 어루만져 주시고 위로해 주시는 하느님을 통해 용기를 내고 더 힘차게 살아야 하겠다고 결심하시면 좋겠습니다.”
9월 6일 대구대교구 성모당에서는 청년들과 주교가 신앙과 삶에 대한 진솔한 고민을 나누고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함께 미사를 봉헌했다. 2027 WYD 대구교구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박강희 안드레아 신부)가 준비한 ‘주교님과 치맥콜!’ 행사였다.
참가 청년들은 이날 오후 4시 성모당에 모여 묵주기도를 바치고, 장신호 주교를 중심으로 둘러앉아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눴다. 청년들은 일상 중 신앙인으로서 겪는 어려움과 기쁨, 교회에 바라는 점 등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공감과 위안을 얻었다.
장 주교는 신학교 입학 전 본당 교리교사로 활동했던 ‘공대 오빠’ 시절을 회상하고, 자신의 MBTI 성격유형을 공개하는 등 개인적인 일화까지 나누며 청년들과 격의 없이 어울렸다.
오후 6시부터 봉헌된 미사에서는 9월 7일 시성되는 카를로 아쿠티스의 유해를 교구에 공식적으로 안치하는 예식도 거행됐다. 미사 후 참가 청년과 장 주교는 교구청 별관 대회합실에서 음식을 나누며 친교하는 치맥파티를 통해 MZ세대 감각에 맞는 활기찬 분위기를 연출했다.
장 주교는 “이번 행사는 교구 젊은이들이 직접 기획하고 준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젊은이들이 힘들고 어려울 때, 혼자가 아니라 교회가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