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상계동본당(주임 이형기 베르나르도 신부)은 올해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회장 정진호 베드로 신부)의 지원으로 ‘사랑과 정성으로 빚은 도시락 반찬 나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역사회 소외된 이웃의 존엄한 식생활을 보장하고 더불어 인간적인 관계를 형성하여, 제도적 복지가 세심히 다루지 못하는 부분까지 섬세하게 돌보려는 취지다.
본당 사회사목분과(분과장 문희재 크레센시아)와 까리따스회(회장 김정숙 모니카) 봉사자들은 매달 둘째 토요일 성당 주방에 모여 반찬을 조리해 홀몸노인과 중환자와 장애인 등 30여 명 취약계층 가구에 배달하고 있다. 거동이 불편해 늘 같은 보존식 위주로 식사를 해결하는 이웃들이 존엄함을 느낄 수 있도록, 메뉴에는 매번 쇠고기 갈비찜 같은 고기 요리와 생선 요리, 제철 나물이 반드시 포함된다. 명절에는 떡국과 과일, 겉절이, 보양식으로 즐길 수 있는 쇠고기 등 특별한 음식을 더해 풍성한 상차림을 전한다.
봉사자들은 단순히 음식을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대상자들과 지속적인 인간관계를 맺으며 단절감으로 병든 이들을 위로한다. 각 봉사자가 대상자 3~4명을 전담해 반찬을 배달할 때마다 안부를 묻고 담소를 나누며, 수시로 통화해 생활을 살펴준다. 이러한 세심한 돌봄은 지원 대상자들과 신뢰 관계, 즉 ‘라포’(Rapport)를 형성하게 한다.
반복된 고통과 좌절로 경계심이 높던 이웃들도 점차 마음을 열고 생활 고충을 털어놓는다. 이를 통해 대상자 본인조차 알지 못했던 질환을 발견하고, 봉사자가 병원 진료에 동행하거나 입원 시 보호자 역할을 대신하는 경우도 있다. 공적 복지 체계가 접근하기 힘든 틈새를 메우는 역할로 이어지는 것이다.
지원 대상자들 가운데는 뇌종양을 앓는 노모뿐 아니라 중병 친척들까지 홀로 돌보는 경우도 있었다. 집과 수입이 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 수급에서 제외되었지만, 다친 다리 수술이 시급함에도 생계를 위해 택배 배달을 이어가는 이도 있다.
문희재 분과장은 “이처럼 부양의무자 유무, 재산·소득 기준 초과와 같은 이유로 제도적 지원을 받지 못하는 이웃들이 많다”며 “바로 이 복지 사각지대의 이들을 돕는다는 점에서 사업은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본당 사회사목분과와 까리따스회는 2023년부터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의 본당사회복지 공모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꾸준히 활동을 이어왔다. 주일미사마다 후원금 모금을 할 만큼 도움이 필요한 현실에도, 반찬 나눔을 넘어 ▲복지 사각지대 가구 대상 생활 보조금 지급 ▲취약계층 학생 장학금 정기 지급 ▲지역 주민센터와 연계한 부활·성탄 대축일 맞이 어려운 이웃 돕기 등 9가지 연중 주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정숙 회장은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뿐 아니라 집중 지원이 절실한 복지 사각지대 이웃에게 보조금 지급이 한 번도 끊어지지 않게 해주신 이형기 신부님과 본당 신자들의 협력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는 지역사회에서 사회복지 활동을 전문적으로 하려는 서울대교구 내 본당들을 발굴해 매년 ‘본당사회복지 공모지원사업’을 열고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