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가톨릭계 고등학교가 연합해 경기도 파주 DMZ 일대를 순례하며 한반도 분단의 현실을 되새기고, 평화의 소중함과 생태 환경 보전의 의미를 나눴다.
‘가톨릭 학교 연합 DMZ 평화 생태 순례’가 9월 6일 경기도 파주 구(舊) 미군기지 ‘캠프 그리브스’(Camp Greaves)와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 파티마 평화의 성당 일대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서울 계성고등학교, 부천 소명여자고등학교, 천안 복자여자고등학교 등 전국 6개 고교 학생들과 사제·수도자, 교사 100여 명이 참가했다.
학생들은 캠프 그리브스에서 분단의 역사가 담긴 현장을 체험했다. ‘캠프 그리브스’는 DMZ 남방한계선에서 2km 떨어진 민간인통제구역 내에 있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미군기지 중 하나로, 1953년부터 2004년까지 기지로 쓰였다. 현재도 미군 건축물이 보존돼있다.
학생들은 이어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에서 자율적으로 모둠 활동을 한 뒤, 파티마 평화의 성당에 모여 ‘평화·생태 협정서’를 작성했다.
협정서에는 모둠별로 작성한 ▲갈등을 대화와 협력으로 해결하는 ‘평화 원칙’ ▲DMZ의 숲·강·습지와 멸종 위기 생물을 보호하는 ‘생태 원칙’ ▲창조세계를 존중하고 기도와 감사로 생명을 존중하는 ‘종교·윤리 원칙’ 등이 담겼다.
또한 쓰레기 줄이기, 평화적 대화법 실천, 기도와 묵상 등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조항들을 지킬 것을 약속하고 파견미사 중 발표하기도 했다.
대전 성모여자고등학교 이영예(아녜스·고3) 양은 “순례 중 처음 만난 학생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생각 차이를 조율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그만큼 서로 이념이 다른 남북이 휴전이 아닌 종전, 더 나아가 통일을 이루려면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화하며 견해를 조정해 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형준 기자 june@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