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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알 하나] 교정사목 - 사회복귀를 위한 동행(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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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사목은 수용된 이들을 찾아가 복음을 전하며, 복음적 돌봄을 통해 과거의 자신을 수용하고,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가도록 돕는 것이 핵심 가치입니다. 이는 단순한 위문 활동이 아닌, 하느님의 자비와 정의 그리고 인간 존엄성에 대한 깊은 신앙고백에서 출발합니다. 실제로 교정시설 내에서 종교 활동은 단순한 신앙적 차원을 넘어, 교화와 회복 나아가 재사회화로 이어지는 통합적 역할로 정착되어 있습니다.


수용자 사목은 신자와 비신자를 구분하지 않습니다. 신자에게는 성사 사목을 통해 신앙을 지켜나가도록 돕고, 비신자에게는 예비신자 교리와 세례성사를 통해 하느님의 자녀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이끌고 있습니다. 


미사에 참석하는 인원 가운데 약 80가 비신자입니다. 혹자는 ‘쉬러 나오겠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대개 수용자분들은 자신이 속한 작업장이나 공장에 양해를 구하고 시간을 내어 미사에 참여합니다. 올바름을 향한 진지한 발걸음입니다. 


교도소 미사에 처음 참석한 교정사목위원회 예비 봉사자들은 예상치 못한 수용자분들의 진정성 있는 태도와 성가 소리에 눈시울을 붉히곤 합니다. 실제로 수차례 자살 시도를 했던 여성 수용자가 바른 다짐 속에 살아가려 했던 모습을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물품 수수가 제한된 이곳에서는 성경, 묵주, 기도서, 필사 노트 등이 소중한 의미를 지닙니다. 사목자는 이를 적절한 절차를 거쳐 제공함으로써, 수용자들이 스스로 하느님과의 만남을 이어가도록 돕고 있습니다. 종교와 전혀 무관하게 살아왔던 한 형제가 세례를 받은 뒤, 묵주기도를 많이 했다며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은 사목자의 큰 기쁨입니다.


담장 안 이곳에도 작은 교회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구역장 제도, 레지오, 성가대, 복사단, 자매결연 상담과 같은 모임 등이 이뤄지고 있으며, 성경 공부, 통신 교리 및 통신 성경, 독서·원예·미술치료, 수화 교육, 장애 특수 교육 등을 통해 신앙 속에서 공동체적 경험을 나누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자살 시도자나 문제 수용자를 대상으로 한 집중 상담, 징벌위원회 참석, 불우 수용자 영치금 지원, 의료 지원, 혹서기 지원, 가족관계 회복 지원 등을 통해 다층적인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더불어 일반 본당과 비슷하게 성경 경시 대회, 자치 음악회, 피정, 신년 음악회, 초청 강연 등과 같은 비정기적 행사들도 주관하여 수용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선물’이라는 주제로 열렸던 작은 음악회는 예선을 거쳐야 본선 무대에 오를 수 있을 만큼 뜨거운 열기를 보여주었습니다. 깊이 있는 자기성찰과 더불어 서로를 격려하며 일으켜 세우는 모습은 사목자인 저를 오히려 깊이 위로하였습니다. 대상을 받은 <시절인연>이라는 노래 속에 담긴 ‘진심’은 지금도 제 마음에 깊이 남아 있습니다.


“사람이 떠나간다고, 그대여 울지 마세요. 아아 살아가야지...”(이찬원 <시절인연> 중)



글 _ 유정수 루카 신부(수원교구 교정사목위원회 부위원장)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5-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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