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 순교자들의 이야기가 세상 밖으로 나와, 신자와 비신자가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창구이자 신앙을 더욱 굳건히 다지는 문화 콘텐츠로 새롭게 태어났다.
교구가톨릭문화원(이사장 문희종 요한 세례자 주교)은 8월 28일 ‘나의 순교자 유형 찾기’ 프로그램(https://simte.xyz/suwonmartyrs)을 공개했다. 10개 문항을 통해 성향을 입력하면 자신과 어울리는 순교자를 찾아주는 프로그램이다.
리더형인지 조력자형인지, 일을 할 때 계획적인지 즉흥적인지, 타인의 고민을 듣고 해결 방법을 제안하는지 감정적으로 공감해 주는지 등 자기보고형 성격유형 검사인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 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의 항목을 빌렸다.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16명 순교자(하느님의 종 이벽 요한 세례자 포함)의 유형은 기록에 남아있는 일화를 토대로 성격을 부여해 유형별로 분류했다.
자신과 맞는 순교자가 도출되면 신앙생활과 성격적 특징, 단짝 성인, 관련된 성지 정보까지 함께 알려준다. 나의 순교자 유형 찾기는 공개된 지 2주도 채 되지 않아 7000여 명이 참여하며 큰 관심을 모았다.
2027 WYD 수원교구대회 조직위원회 사무국 부국장 양두영(레오) 신부는 “청소년과 청년들이 성인을 친근하게 캐릭터로 만나는 과정을 통해 성인이 나와 다르지 않은 평범한 신자였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체득하면서 ’나도 성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했다”고 개발 이유를 설명했다.
나의 순교자 유형 찾기에 참여한 정현주(율리타·34·제1대리구 신봉동본당) 씨는 “따뜻한 품성으로 함께 눈물 흘릴 줄 아는 이성례 마리아가 제 순교자 유형으로 나왔다”며 “현재 내 삶과 적용될 만한 내용들로 순교자들의 성향을 알 수 있어 그들이 나와 같은 사람이었고 비슷한 신앙 고민을 하셨던 분들이라는 것을 알게 돼 더욱 가깝게 순교자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최근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과 함께 성 김대건(안드레아) 신부가 ‘K성인’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가톨릭 문화 콘텐츠 개발과 대중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교구가톨릭문화원도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앞두고 한국 천주교만이 가진 신앙 유산인 ‘순교자’를 대중화하고 청년들이 순교자를 매개로 연결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11월 1일 수원화성순교성지에서 열리는 ‘제1회 홀리스타 페스티벌’은 성인 코스프레 대회와 미사 봉헌, 순교자 발자취를 따라 걸으며 순교자의 삶을 체득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양두영 신부는 “성인들의 숭고한 희생과 깊은 신앙이 개인에게 의미 있게 다가올 수 있도록 성인을 만나고 생각할 수 있는 이벤트를 다양하게 계획하고 있다”며 “일상에서 성인을 기억하고 이벤트로 즐기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분과 닮은 삶을 살고 싶다는 깨달음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