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11일
기관/단체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한쪽 다리 잃고 끼니 걱정하는 중동에서 온 모자

일자리 못 구해 월 15만원으로 생활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마리암(가명)씨가 자신이 차고 있는 의족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 북부 외국인노동자가 밀집한 한 지역. 전철역에서 내려 골목길을 따라가다 보면 마리암(40대, 가명)씨 집이 나온다. 불볕더위에 에어컨은 보이지 않고, 낡은 선풍기만 돌아가고 있었다. 집안은 바퀴벌레가 들끓고 있었고, 벽지는 곰팡이가 슬어 본래의 빛을 잃은 지 오래였다.

고국에서는 남부럽지 않게 살았다. 중동 한 지역 내 저명한 법률사무소에서 법률 보조원으로 일하던 그였다. 마리암씨는 “고국에서는 다른 이들보다 경제적 여유가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삶이 무너졌다. 남편은 일방적으로 이혼을 통보했고 여성에게 강압적인 무슬림 사회에서 마리암씨는 가정생활과 사회 눈초리를 버티기 어려웠다. 그 사이 부모님 모두 세상을 등졌다. 설상가상으로 그는 한쪽 다리를 잃었다.

결국 고국에서 도망치기로 결심했다. 세 자녀 중 막내아들 야신(8)만 품에 안은 채. 가족 일부는 마리암씨의 동생 집에 머물러 있다.

고향에서 도망쳐왔지만 한국에서의 삶 또한 녹록지 않았다. 난민 인정은 고사하고 마리암씨를 고용해주는 곳도 없다. 한쪽 다리가 없어서였다. 의족을 착용한 지금도 한걸음 내디딜 때마다 버거워 보인다. “일자리를 찾고 있는데 아무도 써주지 않아요. 어떤 일이든지 하고 싶습니다.”

현재 마리암씨 가정의 소득이라곤 의정부교구 정발산본당 난민위원회가 지원하는 15만 원이 전부. 이집트에서 급하게 나올 때 금붙이들을 온몸에 휘감고 나왔지만, 2년 가까이 지난 현재 전부 소진했다. 다행히 아들은 학교에서 급식으로 끼니를 때우지만, 마리암씨는 끼니를 거르기 일쑤다. 그는 “하루에 한 끼를 먹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이곳에선 가난과 더불어 심리적 장벽도 존재한다. 마리암씨는 “이 지역에 다문화가정이 많은데, 흑인 비율이 높다”며 “오히려 우리 피부색이 하얗다 보니 아들이 학교에서 맞고 온 적도 있다”고 했다. 활발하고 개구쟁이이던 아들은 가난한 환경과 차별에 위축되어 갔고, 또래보다 발달도 늦어지고 있다. 담임 교사도 야신의 문해력을 걱정하고 있다.

마리암씨의 건강도 좋지 않다. 한국 정착 초기 B형 간염을 앓았고, 위장, 콜레스테롤 문제 등이 있다. 아들은 한쪽 이빨이 거의 썩어들어가 치통을 오래 앓아왔다.

그럼에도 마리암씨는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 언젠가 일자리를 얻어 떳떳한 한국인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꿈을 전했다. “저와 제 아들을 도와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제가 하루빨리 일자리를 찾고 아들이 잘 배워 밝은 미래를 꿈꾸며 아름다운 환경에서 살길 원합니다.”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

 


후견인 : 의정부교구 정발산본당 주임 조해인 신부

“마리암씨는 당장 끼니를 걱정해야 할 상황입니다. 자녀와 생이별하고 끼니를 걱정하며 살아야 하는 가슴 아픈 그녀의 상황을 도울 방법을 찾고 싶습니다. 나눔의 힘으로 마리암씨 가정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성금계좌 (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마리암씨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9월 14일부터 20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503)에게 문의 바랍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5-09-10

관련뉴스

말씀사탕2025. 9. 11

시편 85장 11절
자애와 진실이 서로 만나고 정의와 평화가 입 맞추리라. 진실이 땅에서 돋아나고 정의가 하늘에서 굽어보리라.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