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의 본당 주일학교 활동은 공부에 방해가 될까, 아니면 학업 성취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까?
제주교구 김기량본당(주임 황태종 요셉 신부)이 9월 13일 본당에서 부모 교육 특강을 열고, 자녀의 학업 성취도와 가정·신앙생활의 관계를 성찰했다.
교육학 전문가인 동아대학교 오성배(가누토) 교수를 초청한 가운데 열린 강의는 ‘아이들의 성당 생활이 학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학부모들 궁금증에 응답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오 교수는 강의에서 자녀의 학업 성취도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소를 ▲가정 ▲학교 ▲지역사회로 구분하며, “사회학적 연구 결과 가장 중요한 요인은 가정 환경”이라고 밝혔다. 오 교수에 따르면, 학교와 지역사회 요인은 의외로 영향이 미미했고, 경제적 소득이나 부모의 학력보다 부모와 자녀의 친밀한 유대관계와 문화적 체험이 학업 성취도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오 교수는 “사교육비 마련을 위해 부모가 일을 늘리면 오히려 자녀와의 관계가 약화해 학업 성취도가 낮아질 수 있다”며 “성경 말씀을 함께 읽고 대화하거나 성당에서 미사와 주일학교에 참가하는 등 가정 내 사회·문화적 자원을 풍부하게 할 때 오히려 학업 성취도가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 가톨릭 학교 사례를 들어, “가정과 학교가 함께 영적·문화적 체험을 이끌어줄 때 학업 효과가 뚜렷하다”고 덧붙였다.
강의에 참석한 학부모들은 “공부를 위해 성당에 가지 않는 것을 용인했는데, 그것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아이와 깊은 대화와 영적 시간을 함께하는 것이 중요함을 알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특강은 어린이 미사 후와 청소년 미사 전 시간을 활용해 열렸으며, 주보 공지를 접하고 이웃 본당 신자들도 참석하는 등 높은 관심을 모았다. 무엇보다 학부모들이 교육 전문가의 강의를 직접 들으며 신앙과 교육의 접점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 있었다.
황태종 신부는 “특강을 기회로 부모들이 자녀 교육을 학교나 사교육에만 맡기지 않고, 가정 내 유대와 종교 교육에 더 많은 관심을 두기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주일학교에서도 교리와 성경을 중심으로 아이들과 부모가 진지하게 토론하며, 가족이 함께 영적 체험을 쌓는 문화를 조성해 아이들이 올바른 신앙인으로 자라고 공부도 잘하는 공동체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