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주(가명)씨가 최근 춘천에 있는 미혼모자 가족복지시설 마리아의 집에서 출산한 둘째 아이에게 밥을 먹이고 있다. 사진=마리아의 집
주거·생계·건강 문제까지 삼중고
“두 아이의 엄마로 다시 일어서고 싶습니다.”
9년 전 첫째 아이의 아빠와 갈라선 뒤 혼자 어렵게 생계를 책임지며 살던 강명주(가명, 38)씨는 지난해 남자친구와의 사이에서 새 생명을 얻었다. 그러나 남자친구는 강씨의 임신 사실을 알자마자 연락을 끊고 자취를 감췄다.
홀로 두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던 강씨는 위기임산부의 익명 출산을 보장하는 보호출산을 고려했다. 그러나 출산 후 아이를 품에 안자마자 작고 따뜻한 생명을 차마 떠나보낼 수 없었다. 이에 보호출산을 철회하고 두 아이를 책임지려 한다.
그러나 월 100만 원씩 받던 부모 급여도 이달이면 끝난다. 전 남편으로부터 양육비를 한 푼도 받지 못해 2000만 원 가까이 대출을 받아 생활비로 사용하며, 힘겹게 갚아나갔다. 정부 지원 아동 수당과 한부모 양육비를 합쳐 월 56만 원으로 근근이 생활하고 있지만, 최근 출산 전후로 일하지 못해 기존 빚도 600만 원이 남아있다. 그래도 전처럼 성실하게만 산다면 힘들어도 두 아이를 잘 키워낼 수 있으리라 믿었다. 최근 병원에서 협심증 진단을 받기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강씨는 몇 달 전부터 가슴이 쪼이는 것 같은 통증과 호흡 곤란을 겪어 병원을 찾았다. 몸도 자주 부었다. 강씨는 현재 약물 치료를 받고 있다. 둘째를 낳은 뒤에는 6㎝의 자궁근종이 발견돼 정기적으로 병원 검진을 받고 있다.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는 의사 소견도 있었다. 그러나 모아둔 돈 500만 원으로는 두 아이와 함께 살 집을 마련하고 생계를 책임지기에도 벅차다. 건강 문제까지 감당해야 할 일이 태산 같다.
차마 임신 사실을 알리지 못해 친정은 강씨의 출산을 몰랐다. 돈을 벌기 위해 떠난다고만 말하고 보호출산을 신청하러 춘천에 있는 미혼모자 가족복지시설 마리아의 집으로 왔다. 다행히 친정에 맡긴 첫째 아이는 이제 동생의 존재를 기쁘게 받아들이고 있다. 하루 빨리 세 가족이 행복하게 사는 날을 꿈꾸지만, 아득하기만 하다.
보호를 받던 마리아의 집에서도 곧 나와야 한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산하 미혼부모기금 지원도 강씨가 결혼한 이력이 있어 받기 어렵다. 주거와 생계, 건강 문제까지 막막하지만 강씨의 바람은 엄마로서 그저 두 아이만은 끝까지 책임지는 것이다. 강씨는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 성인이 되는 것을 꼭 보고 싶다”고 호소했다. “두 아이와 함께 살고 싶습니다. 작은 희망이라도 붙잡고 다시 일어서고 싶어요. 두 아이의 웃음을 지킬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삶의 기회를 허락해주세요.”
박예슬 기자
후견인 : 전순남(착한목자수녀회) 수녀 / 마리아의집 시설장
“강씨는 건강이 악화한 상황에서도 아이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성금을 받게 된다면 아이들과 함께 살 방 한 칸을 얻고, 자립 비용으로 사용할 것입니다. 시설 퇴소일이 가까워져 주거 마련과 자립을 위한 초기 지원이 절실합니다. 강씨 가족에게 필요한 지원이 꼭 이뤄지길 바랍니다.”
성금계좌 (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강명주씨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9월 21일부터 27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503)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