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0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을 맞아 수원교구 내 각 성지는 순교자 현양 미사를 봉헌하고, 음악회와 성극 등 다양한 기념 행사를 통해 순교 정신을 되새겼다.
수리산성지(전담 함상혁 프란치스코 신부)는 이날 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 주례로 현양 미사를 봉헌했다. 미사에는 최대호(안드레아) 안양시장과 더불어민주당 강득구(요셉) 의원, 신자 등 1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주교는 “이곳은 103위 성인들을 기리는 곳이며, 특히 순교 부부인 최경환(프란치스코) 성인과 이성례(마리아) 복자를 모시고 있는 성지”라며 “이들의 가정을 본받아 함께한 모든 이들이 성가정을 이루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아울러 “성 최경환의 장남 가경자 최양업(토마스) 신부가 하루빨리 복자와 성인의 반열에 오를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함상혁 신부는 “이번 순교자 현양대회는 거룩한 순교자들을 기리는 은혜로운 시간”이라며 “순교자들의 힘을 받아 우리도 언제나 그리스도와 하나 되어, 구원을 위해 교회 안에서 일하게 해 달라고 기도하자”고 전했다.
미사 중에는 복자 이성례의 삶과 순교를 다룬 성극 <아! 이성례 마리아>가 공연됐다. 서울 가톨릭 연극협회(회장 최주봉 요셉, 지도 유환민 마르첼리노 신부)가 무대를 장식한 성극은 신앙과 모성애 사이에서 갈등한 복자의 인간적 고뇌와 용기 있는 결단을 깊이 있게 그려냈다.
남한산성성지(전담 한창용 시몬 신부)는 교구 총대리 문희종(요한 세례자) 주교가 집전한 미사로 대축일을 기념했다. 650여 명이 참례한 야외 미사에서 문 주교는 이곳에서 순교한 하느님의 종 이벽(요한 세례자)과 김덕심(아우구스티노), 김윤심(베드로 알칸타라) 등의 이름을 부르며 순교신심을 기렸다.
문 주교는 “관장은 이벽의 슬기로움에 탄복하며 배교를 위해 온갖 회유와 협박을 했지만 뜻을 꺾을 수 없자 결국 처형했다”며 “이외에도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고 홀로 묻혀 있는 무명의 순교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어 “이들은 신자로서 당당하고 자랑스럽게 그 칼날에 스러져 갔다”며 “이제는 우리가 예수님께 부끄럽지 않게 살아갈 차례”라고 강조했다.
수원화성순교성지(전담 김승호 요셉 신부)는 성지 자리에서 순교한 하느님의 종 지 타대오의 말 “너도 때가 오면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를 주제로 제24차 ‘순교자 현양의 밤’을 개최했다.
행사는 묵주기도와 <현양 칸타타> 음악회, 전 교구장 최덕기(바오로) 주교와 사제단이 공동 집전한 미사로 이어졌다. 미사 중에는 행사에 참석한 400여 명의 신자들이 순교자 유해에 친구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음악회에서는 세르부스·안칠라 도미니합창단이 ‘아침의 나라’, ‘신유박해와 순교자들’, ‘성 김대건(안드레아)의 사제 수품’, ‘병오박해와 성 김대건 신부의 순교’ 등 4가지 주제로 합창과 독창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