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신사동본당(주임 오인섭 토마스 신부)이 노인 디지털 정보 접근권을 실현하고 정보격차를 해소하는 노인 복지 사업을 올해 하반기 펼치고 있다.
본당 카리타스회(회장 이용미 이베타)는 9월부터 본당·지역사회 노인들과 함께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 서북센터에서 디지털 정보화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카리타스회는 고도로 디지털화하는 사회에서 노인들이 행정·금융·복지 등 생활 제반 분야에서 소외를 경험하지 않도록 이번 교육 사업을 기획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회 전반에서 비대면 서비스 확산과 디지털 전환이 급속히 이뤄지며 노인층 정보 소외 현상이 두드러지는 현실에서 노인들에게 배울 기회를 제공하고 실질적 적응 역량을 길러주는 활동이다.
본당 봉사자들의 도움으로 노인들은 체험형·활동형 디지털 배움터인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를 이용하며 자연스럽게 디지털 환경에 익숙해지고 있다. 교육은 ▲병원 진료 예약 ▲교통편 예매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촬영 심폐소생술 체험 ▲무인 사진관과 로봇 카페 등 자동화 시설 이용 방법 등 생활 밀착형 프로그램들로 구성됐다.
생소한 디지털 어휘뿐인 복잡한 설명을 수동적으로 듣기만 해서 당황하던 예전과 달리 실습·체험이 가능해지자, 노인들은 비로소 자기 효능감을 되찾고 있다.
10월 18일 현장 교육을 받은 강경옥(아레타) 씨는 “키오스크 사용법을 사람들 어깨 너머로 익혀도 막상 직접 하려면 머릿속이 까매지고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해 부끄러웠는데, 배움터에서 여유를 지니고 하나하나 배우니 자신감이 붙는다”고 했다. 이어 “서툴더라도 천천히 해낼 수 있다는 성취감 덕분에 다른 것도 더 배우고 싶다”고 덧붙였다.
10월 23일 새로 시행되는 ‘노인복지법 시행령’ 제19조의2 제2항에 따르면 무인정보단말기(키오스크)를 설치·운영하는 사업자는 노인이 비노인과 동등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정당한 평의를 제공해야 한다. 이처럼 노인 디지털 접근권을 법으로도 보장하게 된 변화 앞에서, 카리타스회의 이번 시도는 본당 또한 지역 공동체로서 사회 변화에 발맞춰 걸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노력으로 의미가 있다.
이용미 회장은 “서류 발급, 결제와 예약 등 생활 전반에서 디지털 기기 활용이 필수가 됐지만 어르신들은 배우고 접근할 기회조차 부족했을 것”이라며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카리타스회는 2026년 실시 예정인 ‘배리어프리’(Barrier-free, 시설 이용과 생활환경 전반에서 사회적 약자들이 겪는 장벽을 없애는 것) 관련 자체 사업 기획 등 지역사회 기반의 사회복지 연계 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오인섭 신부는 “정보 접근권 보장은 단순한 편의를 넘어 모두가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할 권리와 직결된 문제”라며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본당 카리타스 활동가들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 서북센터는 ▲스마트폰 영상 촬영 방법 ▲인공지능을 활용한 여행 일정표 작성하기 ▲나만의 유튜브 쇼츠 제작하기 ▲스마트폰을 이용한 손쉬운 길 찾기 ▲병원 진료 예약 등 디지털 관련 교육 외에도 다양한 디지털 기기들을 체험하며 즐길 수 있는 디지털 배움터다. 또한 전문 상담사들이 있어 처음 방문한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비롯한 디지털 기기 관련 상담을 자세하고 친절하게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