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는 10월 20일 용산성당 성직자묘지에서 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 주례로 초대 조선대목구장 하느님의 종 브뤼기에르 주교 선종 190주기 추모·현양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미사는 전 서울대교구장 염수정(안드레아) 추기경과 교구 총대리 겸 시복시성위원회 위원장 구요비(욥) 주교, 교구 사제단이 공동집전했다.
정순택 대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브뤼기에르 주교님은 태국 시암대목구에서 안정적으로 사목할 수 있었음에도 순교를 각오하고 ‘제가 가겠습니다’라는 정신으로 초대 조선대목구장에 자원했다”며 “주교님은 복음을 전파하겠다는 거룩한 열정으로 사신 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교님이 보여 주신 순명의 정신, 하느님께 모든 것을 의탁하는 겸손한 자세는 조선 교우들에게 희망의 등불이 됐다”며 “오늘날 한국교회가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주교님 덕분”이라고 밝혔다.
브뤼기에르 주교 시복 추진은 2022년 서울대교구에 의해 시작된 후, 주교회의 2022년 추계 정기총회에서 서울대교구 주체의 시복 추진에 만장일치 동의가 이뤄졌다.
서울대교구는 2023년 3월 3일 교황청 시성부에 시복 추진에 ‘장애 없음(Nihil Obstat)’을 신청했고, 이에 대해 시성부는 같은 해 10월 12일 ‘장애 없음’을 승인했다.(Prot. N.3670-2/23)
이후 2024년 12월 13일에는 서울대교구 시복시성위원회가 시복 예비심사 법정을 개정했으며, 올해 8월 22일에는 시복 재판 법정 제9회기로서 현장조사를 실시해 브뤼기에르 주교에 대한 ‘공적 경배 없음’을 확인했다.
한편, 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회합창단(단장 윤규한 요셉, 담당 원종현 야고보 신부)은 11월 6일 오후 8시(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외방전교회 본부 주님공현성당에서 ‘브뤼기에르 주교님, 한국천주교회의 초석이 되신 분’이라는 주제로 시복 기원 공연을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한국천주교 태동기에 뿐만 아니라 순교 역사적 의미에서도 매우 중요한 곳인 파리외방전교회에서 개최함으로써 감사와 보은의 의미를 전달하려는 취지에서 준비했다.
합창단은 공연 외에도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들인 브뤼기에르 주교, 조선대목구 제2대 교구장 앵베르 주교, 제3대 교구장 페레올 주교 사적지 등을 순례하면서 한국과 프랑스교회가 양국 신앙선조들을 함께 기억하면서 서로 우의를 다지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