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은 시민들의 ‘목자’라고 생각해요. 사제가 영혼을 돌보는 목자라면, 정치인은 삶의 환경을 돌보는 목자죠. 결국 둘 다 하느님 앞에 책임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경기도 의왕시의회 박현호 의원(지그문트 고라즈도프스키·수원교구 의왕 왕곡본당)은 자신을 ‘청년 정치인’이자 ‘신앙인’으로 소개한다. 2022년 의왕시의원으로 첫발을 내디딘 그는 가톨릭 청년으로서는 드문 정치인의 길을 걷고 있다.
박 의원의 신앙생활은 대학 시절 시작됐다. 가톨릭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20살, 우연히 학교 행사에서 세례반 모집 안내를 보고 ‘한번 가볼까’ 하는 마음으로 입교했다. 그 만남은 그의 인생을 전환시키는 계기가 됐다.
“그때는 단순한 호기심이었는데, 세례받고 나니 세상이 전혀 다르게 보였어요. 하느님께서 제게 어떤 사명을 맡기시려는 걸까 하는 물음이 생기기 시작했죠.”
대학을 옮기고 산업기능요원으로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그의 삶의 중심에는 늘 신앙이 자리하고 있었다. 한때는 예비신학생으로 반년간 지내며 사제의 길을 진지하게 고민하기도 했다.
현재 박 의원은 성당에서 해설과 독서 봉사를 이어가며,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수원교구대회 매뉴얼팀 1차 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WYD 로프업(Rope-Up)’ 행사에도 꾸준히 나서며 청년 봉사자들과 함께하고 있다.
“의원으로서가 아니라, 신앙을 가진 한 명의 청년으로 함께하고 싶었어요. 봉사자들이 신부님과 함께 짐을 나르고, 땀 흘리는 모습을 보며 ‘예수님이 불러주신 자리’라는 생각이 들었죠.”
박 의원은 WYD가 단지 가톨릭만의 행사가 아니라, 모든 청년이 함께할 수 있는 축제가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WYD가 세계 모든 청년이라면 누구든 편하게 함께할 수 있는 축제가 됐으면 해요. 신앙이 다르더라도 서로의 삶을 나누고 공감할 수 있다면, 그 자체가 진짜 진짜 복음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청년 시의원으로서 그는 WYD에 대한 지원 의지도 분명히 했다. 교구대회나 각종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교통과 행정 지원에 적극 협력하고 실행 가능한 방법들을 모색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박 의원은 평소에도 미사와 성체조배를 꾸준히 하며,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언제나 예수님께 의탁하고 묻는다.
“성체조배는 제게 쉼의 시간이에요. 기도 안에서 ‘오늘 나는 어떤 마음으로 일했나’를 돌아보게 되죠. 기도하지 않으면 금방 교만하고 흔들리거든요.”
그는 정치의 현장에서 ‘기도가 자신을 인간답게 만든다’는 사실을 체험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정치 역시 하느님이 맡기신 ‘소명’이라 믿는다.
“정치는 결국 사람을 위한 일이잖아요. 누군가의 삶을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게 만들 수 있다면, 그 자체가 주님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일을 제 자리에서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