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구 논현동본당(주임 송용민 요한 사도 신부)은 학기마다 새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하는 노인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신앙, 문화, 예술 등 폭넓은 주제를 다루는 창의적인 콘텐츠 덕분에 노인들은 출석 의무감보다 성당을 ‘머물수록 활기를 얻는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다.
본당 가정사목분과(분과장 김희중 요안나)는 2023년 가을 학기부터 매주 목요일 성당 교육관에서 ‘실버 아카데미’를 열고 있다. 송용민 신부는 “고령 신자들이 성당을 부담 없이 기쁘게 머물 수 있도록 하는 사목이 필요하다”며 적극 지지했고, 오랜 기간 성당 건축 부채 상환으로 노인대학 체계를 갖추지 못했던 분과원들은 용기를 낼 수 있었다.
노인들은 오전 10시 미사 후 신앙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식사 후 오후부터 본격적인 아카데미 활동에 들어간다. 성경 공부와 통독, 신심 기도 등 기본 과정 외에도 예술, 문화, 신체 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매 학기 새로 기획되며, 참가자들은 원하는 수업을 선택해 들을 수 있다. 이번 학기에는 70여 명이 실버 합창단, 수채화, 오카리나, 사물놀이, 레크리에이션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다.
외부 강사를 초빙한 심리·건강·신앙 특강, 영화 감상과 토론, 성지 순례 등 특별 활동도 함께 진행된다. 아카데미에는 신자·비신자 구분 없이 여러 전문가와 매주 20여 명의 봉사자가 동참할 만큼 성당 안팎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소프라노 박원예(세라피나·가톨릭대 성악과) 씨는 10월 16일 합창단 교실에서 단원들의 발성·호흡법을 지도하며 “실버(Silver)라는 아카데미 이름처럼 황혼기를 은(銀)처럼 빛내 드리고자 하는 분과원들과 봉사자들의 진심을 매번 느낀다”며 “뜻깊은 일에 봉헌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올해 4월부터 오카리나 지도 교사로 봉사하는 본당 신자 김국진(바오로) 씨는 “오카리나뿐 아니라 일상의 모든 데서 재미를 붙이기 시작하시는 어르신들을 볼 때마다, 우리 본당을 참된 공동체로 가꾸고 있다는 보람을 맛보고 있다”며 “앞으로도 봉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버 아카데미는 새 성당 신축 기금 조성에 전 신자가 본격적으로 나섰던 2013년부터 건축 부채 상환을 마친 2020년까지, 당시 기금 마련 운동과 각종 봉사의 역군이었던 오늘날의 본당 노인들에게 표하는 감사로서도 의미를 지닌다.
송용민 신부는 “믿음을 바탕으로 기꺼이 시간과 노력을 내어온 어르신들, 그리고 그들에게 헌신하는 아카데미 봉사자들은 사랑을 통해 소통하는 또 다른 형태의 시노달리타스를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본당이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시노달리타스를 구현할 수 있도록 사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본당은 ▲매 주일 전 신자 점심 나눔 ▲매달 마지막 금요일 묵상 피정 미사 봉헌 ▲관할 지역사회 복지 사각지대 의료비 지원과 학생 장학금 지원 사업 등 교회·사회와 발맞춘 사목과 이웃 섬김의 활동들을 폭넓게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