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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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으로 변신한 청년들…수원교구 ‘제1회 홀리스타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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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은 제게 항상 기쁨을 주시는 분이에요. 그래서 KFC 할아버지 분장을 해봤어요. 치킨도 제게 기쁨을 주거든요.”
수원교구가톨릭문화원과 2027 WYD 수원교구대회 조직위원회가 공동 주관한 ‘제1회 홀리스타 페스티벌’이 11월 1일 수원화성순교성지에서 열렸다. 특히 메인 행사인 코스프레 대회에서는 청년들의 기발한 상상력으로 되살아난 성인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청년들은 각자의 마음속에 간직한 성인의 모습을 무대 위에 표현하며, 세상 속으로 나와 아픔을 위로하고 “너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응원을 전했다.




코스프레로 만난 성인, 청년들 마음속에 각인


병인박해 순교자들과 무명 순교자들을 기리는 수원화성순교성지에 성인들이 나타났다. 성모님과 예수님은 물론이고 성 유대철 베드로, 성 김효주 아녜스, 안중근(토마스) 의사까지. 성인의 복장을 한 청년들은 성인이 되는 체험을 통해 나를 사랑하는 하느님을 만났다.


코스프레 대회에는 온라인 예선을 거쳐 선발된 14개 팀이 무대에 올랐다.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고통의 성모’, ‘성녀 세실리아’ 등은 물론 ‘복자 유중철 요한과 이순이 루갈다 동정 부부’와 같은 한국 순교자들, ‘안중근 토마스 의사’, 2027 WYD 수원교구대회 조직위원회의 SNS 소통 채널 ‘하늘다리’ 캐릭터인 ‘리젤’ 등 다양한 캐릭터 복장을 한 참가자가 무대에 섰다. 대상은 ‘고통의 성모’를 코스프레한 정민영(데레사) 씨에게 돌아갔다.


성인이나 캐릭터를 코스프레한 이유도 다양했다. 원죄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를 코스프레한 권노아 씨는 “힘든 시기 우연히 들어간 성당에서 아기 예수를 안고 계신 성모님의 모습에 큰 위로를 받았다”며 “그 따뜻한 사랑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결혼을 앞둔 초남이와 숲정이 팀은 “결혼을 앞두고 있어서 어떤 사랑을 하고 어떤 가정을 꾸려야 할지 생각하다 복자 동정부부의 신심이 떠올랐다”며 “순교 안에서 굳건히 신앙과 사랑을 지킨 이들을 본받고자 무대에 섰다”고 말했다.


성 유대철 베드로로 분장한 최영(대철 베드로·제2대리구 중앙본당)  씨는 “처음 알게 된 성인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며 할로윈을 귀신이나 좀비 분장을 하고 즐기는 날로 알고 있었는데 이곳에서 모든 성인의 날의 유래에 대해 알게 돼 앞으로 10월 31일은 성인을 기억하는 날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들을 응원하는 교회 그리고 성인들


페스티벌에서는 패션 유튜버 ‘밀라논나’이자 청년들의 인생 멘토로 활동하고 있는 장명숙(안젤라메리치) 씨의 토크 콘서트도 열려 큰 호응을 얻었다.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주제로 한 콘서트는 청년들의 고민을 듣고 장 씨가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믿음이 흔들릴 때 어떻게 이겨냈는지, 후회없는 삶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등 청년들은 각자 삶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장 씨는 “사회가 말하는 성공을 꼭 하지 않아도 된다”며 “다양한 경험을 하며 본인이 행복한 삶을 살라”고 응원했다.


페스티벌은 참가자 모두가 수원화성순교성지에서 행궁까지 성인 복장으로 걸으며 세상으로 나아가는 행진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정민영 씨는 “오늘 하루 성모님의 분장을 하고 미사도 하고 거리도 걸으면서 진짜 성모님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뭉클했다”며 “앞으로 신앙인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된 하루였다”고 말했다.


2027 WYD 수원교구대회 조직위원회 사무국 부국장 양두영(레오) 신부는 “순교자들은 자신의 인간적인 부족함보다 하느님의 은총과 자비가 크다는 것을 믿었고, 그 믿음이 죽음의 두려움을 뛰어넘는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우리도 내 부족함에 집중하기보다 부족함과 빈자리를 예수님께 열어드리고 신앙 안에서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성인의 옷을 입고 보낸 오늘 하루는 한 순간 놀이가 아니라 미래의 자신에 대한 예언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돌아가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인터뷰]  코스프레 대회 대상 정민영 씨 - “힘들어하는 청년 위로하기 위해 ‘고통의 성모님’ 표현했어요”
“힘들었던 시기 로마 성계단 성당을 순례할 때 만난 고통의 성모님이 제게 큰 위로가 됐어요. 그때 느낀 감명을 청년들과 나누고자 고통의 성모님으로 페스티벌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제1회 홀리스타 페스티벌 코스프레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정민영(데레사·35·의정부교구 다산본당) 씨는 삶의 무게로 힘들어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위로를 전하고자 대회에 참가했다.  “작년에 갑상선암으로 투병하면서 힘든시기를 보냈는데, 본당 신자들의 기도로 건강이 회복돼 로마에서 열린 젊은이들의 희년에도 참가할 수 있었어요. 성계단 성당을 무릎으로 힘들게 올라가면서 고통의 성모님을 만났는데 ‘고통없는 영광은 없구나’라는 것이 깊이 와닿았습니다.” 로마에서 돌아온 정 씨는 여러 이유로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주변 청년들이 떠올랐다. “주님은 항상 청년들을 사랑하고 옆에서 함께하고 계시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그때 마침 수원교구에서 홀리스타 페스티벌을 한다는 공고를 봤고, 고통의 성모님으로 참가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준비하는 시간 동안 제 코스프레를 보시는 분들이 주님의 사랑을 느꼈으면 하는 지향을 두고 묵주기도를 바쳤습니다.” 정 씨는 푸른색 베일을 쓰고 눈물을 흘리시는 성모님의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특히 고통의 성모님을 상징하는 일곱 개의 칼이 박힌 심장을 만드는 데 공을 들였다. “성모님 분장을 하고 미사 참례를 하는데 예수님을 바라보는 성모님의 마음이 느껴져 눈물이 났습니다. 성모님 삶을 닮은 신자로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을 한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정 씨는 “제 기도에 성모님이 대답을 해 주신 것 같아 기쁘고 감사하다”라며 “홀리스타 페스티벌에 참여한 청년들이 주님이 지켜주고 계시다는 것을 믿고 넘어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희망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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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5-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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