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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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연대 기반한 국제개발협력 방안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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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개발협력 패러다임은 공여국 중심의 일방적 지원에서 현지 주민의 주도성과 자율성을 강조하는 ‘현지주도개발’(Locally-Led Development)로 전환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교회 국제개발협력도 과거 원조 제공자로부터 경험한 하향식 원조 구조를 벗어나 진정한 연대에 기반한 새로운 파트너십 모델을 찾을 요구를 받고 있다. 해외원조 사업 수행 주체와 방식의 변화, 여러 현실적 과제 앞에서 한국교회는 어떻게 그 요구에 응답할 수 있을까.


가톨릭꽃동네대학교(총장 이종서 보니파시오, 이하 꽃동네대)는 이같은 문제의식에서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이사장 조규만 바실리오 주교, 이하 한국 카리타스)과 함께 10월 31일 줌(Zoom) 화상으로 개교 27주년 기념 학술대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한국교회 기관·단체의 국제개발협력 현황 연구 결과를 살피고 그 분석을 바탕으로 ▲참여와 상호성을 기반으로 한 개발협력 모델 재정립 ▲세이프가딩(Safeguarding, 취약계층 보호책임) 국제 기준 반영과 제도화 ▲세계시민 교육 확대 필요성에 공동 인식을 모았다.


한국 카리타스와 꽃동네대 카리타스복지연구소(소장 도건창 요한 교수)가 전국 209개 기관·단체를 대상으로 공동 수행한 ‘2025 한국 천주교 해외원조 및 국제개발협력 현황 실태 보고’에 따르면, 한국교회 해외원조 사업은 간접 사업이 75, 직접 사업이 19로 간접 사업 수와 지원금 비중이 대폭 증가했다. 이는 과거 수도회 중심의 현장형 사목에서 전문 기관 중심의 협력 네트워크 구조로 사업 수행 방식이 변화 중임을 보여주는데, 전문성과 효율성은 높아져도 복음적 관계성과 현장성은 약화될 위험도 시사한다.


현실적 과제로는 ▲인력과 재정의 제한 ▲대외적 가시성 부족과 파편화한 협력 구조 ▲공동 규범의 공백이 제시됐다. 보고에서 국제개발협력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46개 기관·단체 중 수행 인력 관련 질문에 응답한 기관·단체는 31개로, 그중 18개(58)가 ‘사업 담당 인력이 없다’(5개, 16.1) 또는 ‘1명’(13개, 41.9)으로 응답했다. 각 조직이 개별적으로 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나 상호 조정이 가능한 장이 없어 사업이 산발적이고 중복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또 파트너 기관과 서면 약정을 하는 단체가 46개 단체의 절반가량(20개, 57.1)이고 협약서에 세이프가딩을 명시하는 단체도 전체의 23.9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현지 주도 개발 패러다임의 핵심인 상호 책임성, 현지 주인의식 등을 구체적으로 보장할 수 있게 해줄 명문화 규범과 실행 구조가 미비한 기관·단체가 많음을 나타낸다.


도건창 교수는 종합토론에서 “한국교회 국제개발협력 모델의 강점인 헌신적 동반은 현지 파트너를 공동 창조자가 아닌 수동적 수혜자로 위치시킬 수 있어 새로운 현지주도개발 중심 시대에는 취약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꽃동네대 카리타스복지연구소 조성환 신부(안토니오·꽃동네대 사회복지대학원)는 주제 발표 토론에서 “해외원조 담당 인력이 1~2명에 불과한 기관은 전체의 60 이상, 세계시민 교육을 실시한 기관은 20 미만으로, 국제개발협력이 교회 전체의 사명이 아니라 일부 기관의 전문 영역으로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본당, 신학교, 대학 안에서 신자들이 세계시민적 영성을 함양하도록 적극 교육하고, 시민사회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신자와 시민이 공동 참여하는 국제개발협력 사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발전 방향으로는 ▲상설 허브 설립 등 국제개발협력 주체들 간 시너지를 촉진하는 네트워크 전략 ▲구속력 있는 윤리적 파트너십 강령 공동 제정, 신자 전문가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분야별 실무 그룹 개발 등 인적 자원과 지식에 대한 공동 투자 ▲참여형 글로벌 시민 교육 확대와 본당·단체와 현지 공동체 직접 만남 활성화 등 글로벌 연대 플랫폼으로의 교회 환경 재구성 등이 제안됐다.


박주현 기자 ogoy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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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5-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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